“전임 단장들이 이룩한 성과를 바탕으로 내실을 다지겠습니다.”국립발레단의 새 예술감독 김긍수(44ㆍ중앙대무용과 교수)씨는 15일 발레단의 운영 방침을 이렇게 요약했다.
올해부터 3년의 임기 동안 ▲한국적 정서가 깃든 발레 창작 ▲기존 레퍼토리 정비 ▲국내 안무가와 발레 지도자 발굴ㆍ육성 ▲발레 대중화 확대 ▲기업 마케팅 기법의 도입을 통한 재정 확보 ▲발레 예술자료관 설치ㆍ운영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1982년 국립발레단에 입단해 93년까지 11년간 주역 무용수로 춤췄고 94~98년 지도위원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국립발레단 사정에 밝다.
예술감독으로 취임하면서 교수직은 휴직했다.
“초대 임성남 단장 시절(74~92)에는 ‘처용’ ‘춘향의 사랑’ ‘왕자 호동’ 등 한국적 창작발레 작업이 꾸준했는데 90년대 들어 외국 안무가 초청이 많아지면서 뜸해졌다. 이제는 다시 한국적 창작 발레에 박차를 가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한국 발레가 세계 속에 당당히 설 수 있다. 4월 일본 공연은 해외 명작 발레로 가지만 2004년 유럽 공연은 반드시 우리 창작발레로 갈 것이다.”
전에 했던 작품을 새로 다듬어 레퍼토리로 정비하고, 국립발레단의 인적ㆍ물적 자산가치를 정확히 진단해 마케팅과 투자 유치에 활용하며, 96년을 끝으로 중단된 ‘젊은 안무가 창작 발레’를 부활시켜 재능 있는 안무가와 단원에게 안무 기회를 주겠다는 방침에서는 의욕이 느껴진다.
전임 최태지 감독이 이끈 지난 6년간 국립발레단의 인기는 수직상승했다. 이를 더 발전시켜야 하는 후임자로서는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국립발레단의 인기에 버팀목이 된 스타 4인 중 김용걸이 재작년 파리 오페라 발레로 옮긴 데 이어 김지영마저 해외진출을 위해 지난 연말로 떠남으로써 이제 김주원-이원국 커플만 남은 것도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이에 대해 그는 “스타급 주역 무용수가 나오려면 적어도 5년에서 10년은 걸린다. 그 전까지는 솔리스트와 군무 수준을 질적으로 향상시키면서 외국인 스타를 객원 주역으로 초청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긍수 예술감독은 “한국 발레의 세계화를 위한 토대를 다지겠다”고 말했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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