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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신승남 검찰총장…좌천…실세…영욕의 검사 3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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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신승남 검찰총장…좌천…실세…영욕의 검사 31년

입력
2002.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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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신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음을 바쳤던 검찰을 사랑했고 후회 없이 일했습니다.”15일 오후 4시 만 31년간의 검사 생활을 마감하는 신승남 검찰총장의 퇴임사에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짙게 배어있었다.수도권 지역 검찰,법무부 간부 등 200여명의 참석자들은 그의 불명예퇴진과 검찰이 처한 현실 탓인지 시종일관 어두운 표정이었고 간혹 눈시울이 붉어지는 간부도 보였다.

그의 검찰개혁에 대한 미련은 퇴임식 직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드러났다.이 자리에서 그는 "더 이상 검찰과 국민에 걱정을 끼칠 수 없다는 판단에 사퇴를 결심했다"며 "후배들에게 짐만 남기고 떠나 안타깝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퇴임식이 끝난 뒤 개검 검사장 및 서울지검장 등 간부 10여명과 함께 시내 모 중식당에서 마지막 만찬을 가지며 "검찰개혁을 완수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 총장은 이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청사로 출근해 중국 최고인민검찰원장과의 회담을 갖는 등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

제30대 총장이자 두번째 '호남총장'으로서 2년의 임기 중 채 8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야인으로 돌아간 그 만큼 검찰 내에서 파란마장한 일생을 본내 사람도 드물다.서울법대를 수석졸업하고 사시에 수석합격한 그는 검사가 된 이후에도 늘 선두를 달려왔다.

그에게 시련이 닥친 것은 YS정부가 출범한 1993년.그 해 3월 서울지검 3차장으로 부임해 슬롯머신 사건 수사를 지휘하다 서울고검으로 좌천된 뒤 2년간 계속 검사장 승진에서 누락되는 쓴맛을 경험했다.그러나 그의 검사생활은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98년 '검찰의 꽃'이라는 법무부 검찰국장을 시작으로 99년 대검차장을 거쳐 지나해 5월26일 '실세 총장'이라는 안팎의 평가 속에 검찰총수의 자리에 오르는 등 반전을 맞봤다.

"검찰이 왜 신뢰를 못 받는지 따져보아 반성하고 고쳐나가겠다"고 취임사에서 다짐했던 그는 결국 동생의 비리사실이 드러나면서 좌초했다.'검찰의 신뢰회복은 제도가 아니라 사람에 있다'는평범한 진리를 남긴 것이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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