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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호두알로 황금알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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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호두알로 황금알 만들기

입력
2002.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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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발식' 게이트 사건과 '미꾸라지' 대권주자들까지 요란스런 2002년 새해도 벌써 보름이 지나가고 있다.일본은 정·재계 지도자들이 앞장서서 '과거의 헝그리 정신을 되살려 다시 뛰어보자'는 그들 특유의 민족혼을 독려하고 있으며, 세계적 경기침체 속에서도 보란듯이 성장률 7%선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경제는 21세기 초강국을 향하여 힘찬 도약을 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는 4년전 '한국보고서'에서 밝힌 바처럼 "한국은 '비용의 중국' '효율의 일본'으로부터 협공 받는, 호두까기 속에 낀 호두 같다. 변하지 않으면 부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라는 생존철학을 과연 얼마나 실천에 옮기고 있는가?

다행히 위기 속의 호두알을 황금알로 만들기 위한 정책으로최근 한국을 동북아의 물류중심지로 만들자는 주장이 정계와 학계에서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물류산업은 물자와 인적자원의 흐름뿐만 아니라 지식과 정보의흐름이 포함된 네트워크 경제의 핵심이 되는 산업이다.

중국의 푸둥(浦東)지역만 보더라도 도시 전체를 물류중심지로만드는 계획을 추진하여, 3년만에 외자유치 500억불에 2,000여 외국업체가 새롭게 진입하였으니 북한의 김정일이 천지개벽을 했다고 감탄을 할 만도 하다.

중국의 푸둥이나 홍콩을 제치고 과연 한국의 제주나 부산이 동북아의 물류 중심지로 부각될 수 있을 것인가?

뿐만 아니라 푸둥에만 매학기 600명씩 선발하여 영어로 강의하는 외국계 경영대학원들이 속속 개설되어 전문인력 양성에 매진하고 있으니 풍부한 물적자원과 인적자원, 그리고 자유무역지대를 활용한 푸둥과의 경쟁만 하더라도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중국 역시 자본주의의 약점과 허점을 보이는 부분이 급성장과 함께 도처에서 표출되고 있다.

자기자본이 아닌 외자유치에 의존된 차별적 성장과 경제의 이중구조, 사회주의적 속성에서 나온 평등의식과 자본주의적 공정성간의 부조화와 갈등, 빈부격차에 따른 사회악의 확산과 예상되는 노동조합의 저항등, 중국경제도 조만간 구조적 문제점을 극복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강점비교 방식보다는 상대방의 약점파악을 중심으로 물류산업을 국제화 및 차별화 시키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한국이 동북아 물류중심지로 성장할 경우,그 경제적 효과는 '눈덩이(snow-ball)'처럼 중국경제가 성장할수록 배가될 것이며, 사회문화적으로는 한중일 3국간 지역통합을 앞당기고, 정치적으로는 남북교류와 동북아의 평화에도 크게 기여하게될 것이다.

이러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시급히 해운과 항공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지역에 자유무역지대나 관세자유지역이 설정되어야 한다.

특히 관광중심의 제주지역보다는 복합(sea & air)운송이 가능한 인천이나 부산이 검토되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이를 개발하고 운영하기 위한 통합조직이 대통령직속으로 구성되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건교부와 해수부간, 그리고 민간과 공공간의 갈등이 종합 조정되도록 해야 한다.

지방정부에서는 주택용지와 상업용지로 개발하는 계획이 입안되고, 중앙정부에서는 물류기지로 개발하려 할 경우, 또 다른 동아매립지 사건만 만들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물류전문가를 육성하고 노사갈등은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것이다.

물류 인프라가 중국과 일본에 비해 취약한 한국이 물류산업을 중심으로 동북아 경제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체집단, 즉물류전문가의 역할과 노동조합의 변신이 그 관건이 될 것이다.

차제에동북아 물류기지 내에서는 투쟁적 노동조합 대신 협력적 노사협의회를 통하여 우세임금을 보장하고, 동북아 3국을 대상으로 글로벌 경영대학원도 적극 유치하는 특별법제정을 검토해 보았으면 한다.

박기찬ㆍ인하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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