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전격사퇴에 이어 지난해 이후 각종 게이트 수사에서 위상이 실추된 검찰 조직에 일대 회오리가 불어 닥칠 전망이다.총장을 포함, 일선 검사장 이상 간부 전원에 대한 인사가 주말까지 예정돼 있고 대검 중수부가 권력형 비리수사의 사령탑 자리를 특별수사 검찰청에 물려주는 등 검찰조직내 인적ㆍ기구적 쇄신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쇄신은 지난해 9월 ‘이용호 게이트’를필두로 한 4대 게이트 여파로 신 총장과 신광옥(辛光玉) 전 법무차관, 임휘윤(任彙潤) 전 부산고검장 등 고위간부 6명이 잇따라 옷을 벗는 사태가벌어지면서 검찰조직 전체가 오명을 쓰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법무부 고위간부는 “경위야 어떻게 됐든 새로운 면모를 보이지 않고서는 조직의 안정과 국민의 신뢰를기대할 수 없게 됐다”며 “이번 인사는 ‘능력위주’와 ‘신상필벌(信賞必罰)’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임명권자도 마음을 비우셨다는 말을 들었다”며 “어느 때보다 조직자체 논리에 충실한 인사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검찰 내부적으로는 서울지검장, 검찰국장, 대검 중수부장, 공안부장 등 ‘빅 4’를 비롯한 주요 보직의 자리이동과 함께 일부 부서는 전원 물갈이되는 등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있다.
최경원(崔慶元) 법무장관은 인적쇄신의 첫 단추로 총장 후보자 추천작업에 들어가 내부인사 2명과 외부인사1명으로 된 후보자 명단을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찰청도 이날 신 총장이 정상출근한 가운데 열린 확대 간부회의에서 조직 추스르기에 몰두했다.
이 자리에서 신 총장은 “모두가 하늘의 뜻인 것 같다”며 40년 공직생활을 회고한 뒤 “각자 자리에서 맡은 바 일에 전념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총장은 출근길을 맞는 기자들에게 “어제는 수고가 많으셨다”며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일부 참석자들은 신 총장 불명예 퇴진의 충격을 채 다스리지 못한 듯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특검수사에 대한 불만도 곳곳에서 표출돼 검찰의 불편한 심기를 대변했다.
서울지검 관계자는 “수사대상이 아닌 사실을 영장에 적시하는 수사가 어디있느냐”며 “특검수사와 신 총장의 사퇴는 후일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대검의 한 간부는 “신 총장의 사퇴는 조직의 불행이지만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될 수도 있다”며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신 총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당당한 검찰상’을 어떻게 정립하느냐에 따라 검찰의 신뢰 회복 여부가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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