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를 수사 중인 차정일(車正一)특검팀이 수사 34일 만에 신승남(愼承男) 검찰 총장의 동생 승환(承煥)씨를 구속하는 ‘개가’를 올렸다.“G&G구조조정㈜ 회장 이용호(李容湖)씨의 돈은 1원 단위까지 밝혀냈다”고 자신했던 검찰 수사를 한 번에 뒤집음으로써 특검팀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에 따라 의혹만 무성했을뿐 ‘속빈 강정’ 취급을 받았던 이용호 게이트가 다시 정ㆍ관계를 뒤흔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특검팀의 성과는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옷로비, 파업유도 특검에 이어 3번째 도입된 이용호 게이트는 한때 특검제 무용론이 떠돌 정도로 대검이수사에서 자신을 보였던 사건이기 때문이다.
특검팀이 예상밖의 성과를 거둘 수있었던 것은 ‘조직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차 특검은 임명된 뒤 “이질적인 사람들이 모이는 특검팀은 무엇보다 인화력이 중요”라며 인선을강조했다. 이는 차 특검이 과거 파업유도 특검의 교훈을 주목한 데서 비롯됐다.
수사 대상자 대부분이 검찰 인사였던 파업유도 사건에서 특검팀은 검찰에 대한 직접 수사를 부담스러워하는 검찰 출신과 원칙론을 강조하는 비검찰 출신의 대립으로 수사 시작 30일 동안 내홍을 거듭, 김형태 특검보 등 4명이 사퇴하는 파행으로 치달았다.
이를 교훈으로 삼은 차 특검은 이번 수사에서 검찰 비호의혹 부분은 파견검사와 검찰 출신을 완전히 배제한 채 변호사 출신인 김원중(金元中) 특검보에게,정·관계 로비부분은 검사 출신인 이상수(李相樹) 특검보에게 맡겼다.
결코 서두르지 않는 차 특검의 수사 스타일도 특검팀이 큰 무리없이 수사를 진행할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국기술거래소 대표 이기주씨를 구속하고,신씨의 검찰 로비 혐의를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영장을 청구할 때만 해도 "특검은 대어를 건지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특검은 신씨에 대해 영장을 청구하며 "현재 검찰 로비부분은 밝혀진 것이 없다.다만 금감원 등에 로비를 한 부분이 나타난 이상 검찰 부분도 개연성이 상당하다"는 완곡법으로 법원에 호소했고 법원은 "의혹이 있을만하다"며 이를 받아들여 영장을 발부했다.옷로비 특검이 정일순씨에 대해 영장을 3번이나 청구했다 기각됐던 전례에 비하면 극히 대조적이다.
고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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