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말 외환위기 당시 외국 투기세력의 공격과는 상관없이 국내 기업과 일부 부유층이‘달러 사재기’에 나서면서 최대 75억달러가 소진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국제통화기금(IMF)은 14일 발표한 ‘외환위기 때의 외화수요(ThePrecautionary Demand for Foreign Currency in a Crisis)’ 보고서에서 “한국이 1997년 12월을 전후로 원화 가치가 급락하고 국가부도 위험이 가중되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추가로 급등하기 전에 미국 달러를 확보하려는 수요, 즉‘달러 사재기’현상이 나타났으며 이에 따라 60억~75억달러 가량의 보유외환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IMF는 보고서에서 “통화수요 함수를 통한 분석결과 1997년12월 한국의 총통화는 외환위기 이전 보다4~5% 감소했는데, 이는 극히 이례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IMF는 통화 수요의 급감과 관련, “외환위기 국가에서는 통화가치 하락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면 곧바로 ‘달러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 경우 현지 통화에 대한 수요는 그만큼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외환 위기 때 미국 달러 등 안전한 외국 통화에 대한 사재기가 나타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한국의 경우 기업과 부유층의 ‘달러 사재기’로97년 11월말 현재 외환보유액(244억달러)의 30%를 소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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