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전부터 논란이 일었던 SBS 3부작 다큐멘터리 ‘잘먹고 잘 사는 법’은 방송 후 더 많은 반향을 일으켰다.우리의 잘못된 식생활에 대한 총체적인 반성과 점검을 시도한 ‘잘 먹고 잘 사는 법’은 단순히 음식문화뿐만 아니라 산업화에 따른 변모한 생활문화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잘 먹고 잘 사는 법’은 자칫 선정적이고 자극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는 소재를 풍부한 검증과 실험, 사례, 전문가의 인터뷰를 통해 사실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해 시청자로 하여금 방송내용에 대한 판단을 직접 하게 만들었다.
1부 ‘식탁 위의 작은 혁명’에서는 육류문화와 우유에 대한 것을 각국 전문가의 연구활동과 저서를 통해 시청자들이 미쳐 깨닫지 못한 점을 일깨워줬고, 2부 ‘기적을 만드는 식사’ 편에서는 식이요법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당뇨병 환자 심성보씨, 아토피 환자 피현진씨, 고혈압으로 고생하는 이재욱씨의 사례로 음식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3부 ‘먹는 것이 나를 만든다’ 에서는 음식이 인간의 심성과 행동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적절하게 전달했다.
알려지거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재구성해 시청자에게 새로운 의미와 문제의식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다큐멘터리의 존재 의미를 잘 살렸다.
“다큐멘터리는 재미없다” 는 인식을 바꾸어주었다.
상당수 다큐멘터리가 평균 6%의 시청률을 보인 것과 달리 ‘잘 먹고 잘 사는 법’은 1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내용을 방송하는 데서 오는 구성의 산만함과 음식으로 질병치료에 성공한 사례만을 보여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잘 먹고 잘사는 법’은 전문적인 지식이나 정보에 대해 초등학생도 알 수있게 쉽게 접근했고, 피부에 와 닿는 사례나 실험 중심으로 구성해 시청자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다큐 위기’라는 자조적인 말까지나오는 요즘의 방송에서 ‘잘 먹고 잘 사는 법’이 다큐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준 셈이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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