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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정책자금 남아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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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정책자금 남아돈다

입력
2002.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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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각종 기금과 예산을 통해 민간에 지원하는 총 10조원 규모의 정책자금이 적재적소에 사용되지 않은 채 낭비되고 있다.14일 정부 각 부처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중금리 하락으로 정책자금의 ‘저금리’매력이 떨어지면서 배정 자금 중 5% 이상이 민간으로 풀려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또 집행 실적이 저조한 일부 정부부처의 경우 억지로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민간기업에게 강제로 자금을 떠넘기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정보화촉진기금(집행액 2조3,065억원ㆍ집행율 92.5%), 재래시장 재개발 지원금(448억원ㆍ47.8%), 주거환경 개선사업(1,603억원ㆍ80.2%)등 주요 정책자금의 집행비율은 평균 예산집행율(95.7%)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정부가 경기활성화를 위해 정책자금 집행에 박차를 가했던 것을 감안하면 일부 기금의 경우 매우 저조한 집행 실적으로 보이고 있으며, 2001년 정책자금 중5% 가량은 집행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책자금의 저조한 집행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일부 정책 자금의 경우 자금 소요가 없는 우량 기업에 강제로 할당되고 있다는 점.정부를 대신해 정책자금을 민간기업에 지원하고 있는 금융회사의 한 임원은 “정책자금 집행률이 극도로 저조하자 지난해 연말에는 감사원 문책이나, 예산 배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한 정부 부처가 직접 나서 자금 집행을 독려하는 바람에 자금이 넘쳐나는 우량 기업에게 강제로 떠맡기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털어놨다. 그는“정부 압박으로 필요도 없는 떠안게 된 우량 기업들의 경우 1월이 넘기 전에 정책 자금을 상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의 집행하는 정책자금은 기획예산처 조차 전체 규모를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데 금리 수준이 재정융자특별회계의경우 5.91% 로 시중 은행의 기업 평균대출 금리 6.92% 와 큰 차이가 없어 기업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정책 자금의 비효율적 운영과 관련,민간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유례없는 저금리로 정책자금의 ‘금리 메리트’는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이제 우량 기업은 대출보다는 투자 방식의 자금지원을 선호하고 있다”며“정부의 정책자금 운영방향도 이 같은 추세에 맞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금운용 '대수술'

기획예산처는 14일 현재 230조원 규모로 과잉 팽창된 기금의 규모를 축소한다는 정부의방침과 기금관리기본법의 개정에 따라 기금 운용계획 수립단계부터 정부예산에 준하는 엄격한 재정규율을 적용하는 등 기금 구조조정을 추진키로 했다.

기획예산처는 500억원 이상의 신규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예비 타당성 조사를실시하고 새만금, 영산강 등 대규모 간척사업과 직업전문학교 건립 등 사업기간이 2년 이상이고 일정 규모(건축 200억원, 토목 500억원) 이상인기금사업의 총사업비에 대해서는 예산과 마찬가지로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기금 지출규모를 조정해 기금수입의 일부인 부담금이나 재정지원 등 국민부담을최소화하고 자산유동화 등을 통해 자체수입을 늘려 내년에도 기금수지 흑자기조를 유지키로 했다.

기획예산처는 이와 함께 경기대응 효과가 있는 20개 사업성 기금은 사업비 23조원중 53.9%인 12조4,000억원을 상반기 중 조기집행토록 할 계획이다. 작년 기금 운용규모는 모두 231조원으로 정부예산 105조원의2.2배에 달한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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