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전국 민영방송으로는 마지막으로 남은 TV-6이 법원으로부터 폐쇄 판결을 받아 존폐 기로에 섰다.러시아 최고중재법원은 11일 이 방송사가 적자를 내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혔으므로 즉각 청산 절차를 개시하라고 판결했다. 루크오일 등 이 회사 일부 주주들이 1998~1999년 연속적으로 손실을 냈으므로 회사를 폐쇄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일부 주주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청산 절차가 완료되기까지는 6개월의 시한이 있어 헌법재판소에 제소, 법적 투쟁을 계속할 수 있지만 폐쇄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회사측 변호인들은 관련법 조항이 지난해 말 법 개정으로 효력을 상실했다는 점에 희망을 걸고 있다.
TV-6 분쟁은지난 해 6월 국영화 된 NTV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 NTV의 적은 국영가스회사 가즈프롬이었으며, TV-6의 적은 최대 석유회사 루크오일이다.
둘 다 동일한 법 조항으로 공격을 받았다. 또 NTV를 소유했던 블라디미르 구신스키와 TV-6의 최대 주주 보리스 베레조프스키는 보리스 옐친 집권당시 대표적 올리가르흐(과두지배세력)였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취임이후 반체제로 돌아섰다.
베레조프스키는 판결직후 인터뷰에서 “1999년 체첸전의 도화선이 된 모스크바 아파트 폭발사건이 정부의 음모로 이뤄진 것을 보여주는 문서를 공개하겠다”며 푸틴 정부를 위협하고 나섰지만 크렘린은 법원 결정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TV-6이 계속 방송을 내보낼 수있어야 언론자유와 법의 지배 원칙이 존중되고 있다고 믿을 수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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