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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 / 매일유업㈜ 김정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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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 / 매일유업㈜ 김정완 사장

입력
2002.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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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의 회의는 주주총회를 연상시킨다.연초 있었던 회의장면. 제품별로 12명의 브랜드 매니저들이 회의장에 들어선다.

‘뼈로 가는 우유’와 ‘매일우유’ 등 매일유업 우유 제품의 마케팅과 영업 등을 총괄전담하고 있는 30대 중반의 전문인들이다. 이들은 사장을 비롯한 마케팅 본부장, 연구소장, 기획실장 등 기업 임원들과 대학교수 자문단 앞에서 연초사업계획을 상세히 브리핑한다.

이어 시장상황과 개발제품을 놓고 해당 부서 임원들과 브랜드 매니저간에 치열한 토론이 계속된다. 세계 최고의 식ㆍ음료회사인 네슬레나 존슨앤존슨 등 다국적 기업의 회의장면을 연상시킬 정도로 회의는 박진감이 넘쳐난다.

매일유업 김정완(45)사장이 부임한 이후 변한 회의 모습이다.

3년전까지만 해도 정부 지분이 40%에 달했던 정부 투자기관으로서의 면모는 이제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체질변화, 빠른 의사결정에 따른 공격적 경영은 회사 ‘고참’들에겐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김 사장은 변화를 이끌지 못하면 결국 도태될 수 밖에 없는 ‘마진율 2%대’의 식ㆍ음료 업계의 냉엄한 현실을 꿰뚫고 있었다.

창업주인 김복용 매일유업 회장의 장남인 김 사장은 우유와 제과, 음료 등 100여 개 브랜드 제품 중‘카페 라떼’에 큰 애정을 쏟고 있다. 창업주가 ‘매일우유’에인생을 바쳤지만 그는 커피 향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

“매일우유는 회사가고객에게 일방적으로 판매해온 개발주의 시대의 대표 제품이지만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 타깃 마케팅을 통해 성공한 제품은‘카페 라떼’가 처음입니다.“

그의 개방성은 매일유업 전체의 사업조직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뉴질랜드낙농공사와의합작을 통한 매일뉴질랜드치즈㈜ 설립(지분 50대 50)에 이어 한국맥도날드와의 코리아푸드시스템(KFSC) 설립(지분 50대 50), 또 최근 미국초콜릿 회사인 허쉬사와의 합작사업 모색 등 매일유업의 변화는 하루가 다를 정도다.

김 사장의 경영철학은 ‘아껴쓰기’다. 33년째 자체 사옥도 없이 종로구 운니동 비원 앞 삼환 빌딩 4층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연간 매출 규모 8,000억원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매일유업의 본사 건물이 어딘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내실’은 매일유업의 독특한 경영 방침이다.

김 사장은 “어릴 적부터 부모님에게서 귀가 따갑게 들은 말이 ‘아껴쓰라’는조언”이라며 “이를 보다 구체화하기 위해 지난 해 제조공정과 물류 시스템을 종합 관리하는 전사적 자원관리(ERP)시스템을도입했다”고 말했다.

영업 수익률 17%의 식ㆍ음료계 신화를 만들고 있는 매일유업의 경영비결은 김 사장의근검ㆍ절약에서 나오는 셈이다. 김 사장은 매일유업의 향후 비전을 종합 육아산업에서 찾는다.

“향후 5년~10년 후 매일유업이 지금같이 우유회사로만 남아있지는 않을 겁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의 구심점은 바뀌어가야 합니다.

종합 육아산업이 매일유업이 추구하는 사업목표가 될 것입니다.” 내실경영을 축으로 다각적인 공격경영을 구사하겠다는 각오다.

“주주와 회사 직원에게서 능력을 인정 받지 못하면 언제든지 물러날 각오가 돼 있습니다.” 거침없는 그의 모습에서는 2세 경영인 답지 않는 당당함과 자신감이 묻어난다.

그는 “앞으로는 회사의 사업방향에 맞춰 소비자의 요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며 창업주는 자본가로 남아야 한다는 것이 평소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약력

▲서울 출생

▲서울 보성고,경희대 경영학과,미국 N·C 웨슬리언대 경영학 석사

▲매일유업 상무,부사장

▲취미:직원들과 등산/골프(싱글수준)

▲아끼는 자사 브랜드 제품:'까페라떼'

▲가족관계:부인과 1남1녀

▲e메일:jw@maeil.com

장학만기자

local@hk.co.kr

■매일유업(주)은

매일유업㈜는 정부가1969년 유가공 산업 활성화를 위한 종합 낙농개발 사업에 착수하면서 정부투자기관으로 설립된 한국낙농가공㈜를 전신으로, 99년 12월 정부 지분40%를 인수해 순수 민간기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30년 전통의 전문유가공 업체로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 전국적인 영업조직을 최대한 활용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 하고 있다.

89년 치즈 전문 제조업체인 매일뉴질랜드치즈㈜를설립했고, 98년에는 전국 맥도날드 매장에 사용하는 원ㆍ부자재와 햄버거 빵를 공급하는 ㈜KFSC를 설립했다.

96년 미국 허쉬사, 97년 나비스코사와판매계약을 맺고 제과시장에 진출했다. 또 지난 해에는 이탈리아 아트사나사와 제휴, ‘치코’ 브랜드로 수유용품, 장난감등을 판매하는 육아용품 시장에도진출했다. 이밖에 와인 수입업체인 ㈜레뱅드매일을 설립, 주류사업에도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200명의 직원들이 중부(경기 평택), 호남(전남광주), 영남(경북 경산), 영동(충북 영동) 등 4개 공장과 20개 지점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지난 해 매출 규모는 7,200억 원. 주력 제품인조제분유와 이유식을 1981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해온 이 회사는 현재 20여 개국에 ‘매일맘마’(Maeil Mamma)를 수출하고 있고 중국에선‘완자아오’(萬朝) 브랜드 등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매일유업은 중동과 동남아 지역 거점마련을 위해 홍콩 뿐 아니라 중국 광조우(廣州)에 지사를잇따라 설립해 수출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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