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월드컵조직위 사무실에서 만난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월드컵에 전념한 뒤 대선 출마를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환경신당이 나온다면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감수성을 지닌 팀 플레이 리더십’을 역설했다._월드컵이 끝난 뒤 진로를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대선에 출마하는가.
“월드컵은 일생에 한번 치르는 것이고, 대선은 4년에 한번씩 돌아오므로 월드컵에 전념하는 것은 당연하다. 월드컵이 끝난 뒤 대선 출마 문제를 생각할 것이다. 여건이 되겠다고 생각되면 나설 것이고, 시각이 촉박해 어려우면 안되는 것이다.”
_‘축구처럼 팀플레이 하는 리더십’을 주장하는데, 정 의원 자신을 말하는 것 아닌가.
“(웃으며) 지난 달 후원회 때 나는 축구에서 물 당번하겠다고 했다.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디딜 때도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컸다. 정치에서도 팀 플레이가 중요하다.”
_지난해 신당 창당의 필요성을 제기했는데.
“정당 내부의 개혁이 어려우므로 새 정당이 출현해 기존 정당에 충격을 줘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 현재의 여야 관계와 정당운영 방식은 냉전시대의 산물이고 희생물이다.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_‘환경 신당’에 관심을 갖는것으로 알고 있는데.
“환경 신당이 나오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황해가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바다이다. 환경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특수병원’ 같은 환경 정당이 나온다면 참여하고 싶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적극 권유할 생각이다.”
_월드컵을 대선 출마에 활용하려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월드컵 유치전을 벌일 때부터 일본 신문들은 내가 대권 야심 때문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그런 보도로 나의 입장이 어려워지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어떤 학생이 일류 대학에 들어가려고 공부 열심히 하는데 그게 대통령이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있다면 그 학생은 공부를 그만 둬야 하는가.”
_신년 초에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를 찾아 오찬을 함께 했는데.
“김영삼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도 찾아가 인사를 하고 월드컵 준비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김 총재 댁에서 떡국을 잘 얻어 먹었다.”
_일부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와 내각제 개헌론이 제기되는데.
“장기적으로는 꼭 개헌을 해야 한다. 대통령ㆍ국회의원ㆍ지방 선거를 동시에 치르기위해 대통령 4년 중임제로 바꿔야 한다. 제도상으로 내각제와 대통령제는 모두 장단점이 있다.”
_‘영남 후보’ 로 함께 거론되는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부총재와의 협력 가능성은.
“박 의원이 한나라당의 공정 경선을 촉구하는 것을 봤다. 박 의원이 특정 정당에있는데 무소속인 내가 평가하고 같이 하겠다고 말하면 결례가 된다(웃음).”
_다른 정치 지도자들과의 비교우위를 꼽는다면.
“지도자는 비전, 경륜과 함께 감수성을 지녀야 한다. 고위 공직자는 EQ(감성지수)가 높아야 한다.”
김광덕
kd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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