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하월곡동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휴먼로봇연구센터 김문상(45) 소장의 연구실. 김 소장 자신의 얼굴 조각과 얼굴 스케치 작품이 나란히 걸려 있다.김 소장이 개발해 93년 대전 엑스포에서 선보였던 ‘조각가로봇’이 ‘주인’을 위해 만든 것으로 그의 로봇 사랑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작품이다.
30여 명의 연구원이 참여, 국내 로봇개발연구인력 규모로는 최대인 휴먼로봇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는 그는 올 해 말 서비스 로봇의 상품화와 내년 위험작업로봇의 현장 투입 등을 계획하며 본격적인 로봇 시대를 준비하기에 여념이 없다.
“1998년부터 사람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로봇 개발쪽으로 목표를 잡고 연구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독일 베를린 대학에서 로봇관련 박사학위를 받고 87년 KIST에 합류한 뒤 산업용 로봇(1987~92), 인간을 닮은 로봇(1993~97)제작을 거쳐, 인간의 실생활에 필요한 로봇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3년, 이제 하나 하나 결실의 시간이 왔다.
지난해 7월 화재현장이나 지뢰탐지 등에 투입될 위험작업로봇을 개발이 그 시작이었다.
“청소하고 심부름하고 비서 역할을 하는 홈서비스 로봇도 마무리 단계에 와 있습니다. 집에서 쓸수 있는 국내 최초의 로봇이 될 것 같은데 값은 약 250만원 정도로 생각하고 있죠.”
곧 노인이나 장애인을 도와줄 로봇 개발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물론 어려움도 많죠. 로봇은 각 분야의 기술이 총동원되는 대표적인 시스템통합(system integration) 분야인데 국내는 각 분야의 인프라가 취약해 선진국처럼 아웃소싱을 하기가 힘들거든요.”
위험작업로봇, 조각가 로봇을 비롯해 현대 자동차에서 차를 만드는 산업용 로봇, 인간의 외모와 최대한 닮게 만든 센토(Cento) 등 10여 개의 로봇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그.
하지만 그 어떤 작품도 완벽한 성과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로봇에 있어 완성이란 없습니다. 로봇 공학자들의 꿈은 항상 현재의 기술 수준을 앞서기 때문이죠. 어린 시절 만화로 보던 ‘아톰’이나‘로보트 태권V’도 언젠가는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
로봇 센토와 함께 한 김문상 소장. 1998년 완성한 센토는 상반신은 인간이지만 다리는 네 개로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수(半人半獸)의 켄타우로스에서 이름을 따왔다.
글 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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