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 무대서 아버지가 못 이뤘던 1골을 기록하고 싶습니다.”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전지훈련중인 25명의 대표선수중 요즘 일과시간외 개인 자율훈련을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는 단연 차두리(22ㆍ고려대)이다.
“월드컵의 해가 밝았으니 하루도 빠짐없이 개인훈련에 충실하겠다”는 아버지와의 새해약속 때문이다. 대학교 1년 후배 이천수는 매일 호텔 주위를 뛰어다니는 선배에게 “새해 벽두부터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며 익살을 떤다.
한국이 낳은 최고의 스트라이커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때로는 큰 부담이 되지만 차두리는 여전히 아버지를 최고의 우상으로 생각한다. 아버지의 현역시절 플레이스타일과 비슷해 진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
그러나 차두리는 부족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며 얼굴을 붉힌다. “아버지보다 체격은 좋지만 스피드가 한참 떨어져요.” 100m를 11초8에 끊는 준족이지만 전성기때 아버지(11초5)의 기록보다 0.3초 뒤지는 것이 부끄럽다는 표정이다.
그는 요즘 팀 훈련서도 가장 열심히 뛰어다니는 선수다. 평소 혼자 중얼거리는 습관때문에 ‘라디오’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지만 연습장에선 누구보다 목소리가 크다.
“기술보완도 문제지만 경험부족도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경험을쌓으려면 계속 대표팀에 남아있어야 하잖아요(웃음).” 그래서 이젠 주눅들지 않고 매 훈련에 사생결단의 자세로 임하기로 했다. 이젠 대표팀 선배들과도 아주 친해졌다고. 대표팀 선배들도 그에게 “요즘 ‘두리번’ 거리는‘두리블(?)’이 많이 향상됐다”며 애정을 쏟는다.
스피드와 파괴력이 뛰어난 호나우두를 가장 좋아한다는 차두리. 지난 해 10월대표팀에 발탁돼 이제 겨우 A매치 3경기에 교체 출전한 정도지만 월드컵을 앞둔 그의 목표는 야무지다. “본선 엔트리에 들기만 해도 대단한 영광”이라며 겸손해 하지만 그는 매일 월드컵에 대한 꿈을 꾼다.
“올해가 대학 졸업반인 만큼 월드컵을 더 큰 무대로 진출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그의 야망. 그가 바라보는 ‘더 큰 무대’는 역시 예상했던 대로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싶습니다.”
■ 거스 히딩크(대표팀 감독)= 스피드가 뛰어나고 파워를 겸비했기 때문에 잠재력이 크다. 그러나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스피드를 이용한 움직임과기술을 보완해야 하는 것이 그의 첫번째 과제다. 수비능력 배양도 그가 일류 스트라이커로 성장하기 위해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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