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에 대해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알 카에다 조직원에 은신처를 제공하고 아프간 과도정부를 교란시킨다고 주장하고 나서 양국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0일 “이란은 자국내에서 피신하려는 알 카에다 대원들을 숨겨주어서는 안되며 이미 국경을 넘어간 조직원들을 인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이어 “이란이 어떤 형태로든 아프간 과도정부의 안정을 해칠 경우 응분의 대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경고는 이란이 탈레반 붕괴이후 서부 아프간 지역에서 정치ㆍ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면서 과도정부를 겨냥한 공작을 펴고 있다는 정보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10일 미 국방부와 정보관리들을 인용, “이란은 아프간 과도정부의 친 서방화 경향을 우려해 국경을 넘어온 알-카에다 대원 일부에게 은신처를 제공,이들을 통해 미국의 영향력 약화를 기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란에 가장 가까운 군벌인 이스마일 칸이 장악하고 있는 헤라트에서는 이란 정보원들이 부족장들을 위협하거나 뇌물로 회유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스마일 칸은 과도정부 출범당시 권력배분에 불만을 드러냈으며, 아들인 미르 와이스 사데크가 각료로 임명된 뒤에도 얼마든지 등을 돌릴 수 있는 인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국경이 철저히 봉쇄돼 알 카에다 조직원들이 들어올 여지가 전혀 없다”면서 “아프간의 내정에도 간섭한 사실이 없는 만큼 미국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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