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어느날 갑자기 TV에 나오던 연기자가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궁금해 한다.손숙(58) 전 환경부장관도 그랬다.
“저 연극도 하고 라디오 방송도 열심히 했어요. 다만 드라마에 출연하지 안았을 뿐입니다.”
여전히 부드러운 말투. 조용한 느낌. MBC가 21일부터 방영할 일일 아침 드라마‘내 이름은 공주’에서 그가 독특한 개성을 갖고 다른 방식으로 사랑하는 세 딸의 어머니 역을 맡았다.
98년 일요 아침 연속극 ‘짝’ 이후 드라마는 4년 만이라고 했다.
안방극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대신 연극에 전념했다. 지난해 11월까지 산울림극장에서 막을 올린 연극 ‘어머니’ 와 ‘그 여자의 작은 행복론’ 에서 주연을 맡아 열연했다.
그리고 EBS TV ‘효도우미 0700’와 SBS라디오 ‘아름다운 세상’ 진행자로 활동했다.
연극, 드라마, 영화 중 어느 것이 가장 좋으냐고 물었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고 드라마는 작가의 예술인데 연극은 배우의 예술입니다. 죽을 때 까지 연극을 하고 싶어요.”
4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아침 드라마들이 한결같이 칙칙해요. 아침을 밝게 시작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했어요. ‘내이름은 공주’라는 드라마가 코믹 가족극이라 시청자들에게 아침을 환하게 열어줄 것 같아서요.”
배역이 너무 마음에 든다고 만족해 했다. 손숙씨가 맡은 캐릭터는 돈과 출세를 지상과제로 삼는 보수적인 남편의 뒷바라지와 자신의 일(소설가)을 모두 잘 해나가는 슈퍼우먼.
“사람들은 자신이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과 환상을 갖고 있어요. 저는 연극은 열심히 했지만 아내로서, 어머니로서는 별로 였어요. 그 때문인지 드라마에서라도 좋은 아내, 훌륭한 어머니 역에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세 명의 탤런트가 인터뷰 도중 손숙씨에게 ‘엄마’라며 다가온다. 드라마에서 손숙씨의 딸로 나오는 조민수 권민중 유서진이다.
극중에서 조민수는 정신과 전문의로 독신주의자이고, 권민중은 스포츠 신문기자로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며, 유서진은 돈 많고 권력있는 남자를 만나는 것을 인생의 최고 목표로 여기는 공주병 환자다. 셋이 입을 모은다.
“손 선생님은 인생의 선배일 뿐만 아니라 훌륭한 연기자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 너무 어려워서 말도 제대로 못했는데 편하게 대해줘 너무 좋아요.”
손숙씨는 그런 그들에게 마지막 말을 건네며 촬영장으로 향했다.
“ EBS ‘효도우미 0700’ 보고 전화해. 전화 한 통화로 기부하는 3,000원이라는 돈으로 노인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으니까.”
배국남기자
knb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