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발생한 대전 은행 권총살인 강도사건 수사가 원점을 맴돌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용의차량과 같은 차종, 같은 색상의 차량 소유자들을 파출소로 출두토록 하는 등 과잉수사를 펴 물의를 빚고 있다.11일 경기지역 주민 등에 따르면 일선 파출소들이 지난 8일부터 흰색 그랜저 XG 차량 소유자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파출소로 차량을 갖고 와 사진촬영을 하고, 차량 등록증 복사본을 제출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서 경찰은 대전 은행강도 범인들이 경기 수원시에서 도난당한 경기 차량번호의 흰색 그랜저XG를타고 도주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모(경기 고양시 일산구)씨는 “9일 밤 느닷없이 차량과 차량 등록증을 갖고 파출소로 오라는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며 “수사 협조를 위해 차량 등록증을 제출했지만, 아무런 혐의도 없는 사람을 파출소로 오라가라 할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흰색 그랜저XG 소유자들은 “집으로 찾아와서 차량을 촬영하든지 알아서 하라”고 반발하는 등 과잉수사에 대한 주민들의 원성이커지고 있다.
일선 수사 관계자들은 “용의차량과 차종과 색깔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차량과 소유자를 조사하는 것은 수사력 낭비”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기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자료 수집차원에서 그랜저 차량과 소유자에 대해 파악하라고 일선 서에 지시를 내렸지만 시민들을 파출소로 출두시켜 조사하라고 지시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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