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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湖南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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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湖南線

입력
2002.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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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4년 1월12일 전북 정읍과 전남 송정리 사이에 철도가 준공됨으로써 대전에서 목포를 잇는 길이 261.7㎞의 호남선 전 구간이 개통됐다.착공한지 2년3개월만이었다.

호남선은 쌀을 비롯한 농산물이 풍부한 한반도 남서부의 평야 지대를 달린다. 전북 익산에서 군산선과 전라선이 분기된다.

1960년대 이후의개발 독재 시기에 호남선은 가난과 이농(離農)의 상징이 되었다. 김준태의 시 ‘호남선’에 그런 분위기가 실감나게 묘사돼 있다.

“기차는 가고 똥개만 남아 운다/ 기차는 가고 식은 팥죽만 남아 식는다/ 기차는 가고 시커멓게 고개를 넘는/ 깜부기, 깜부기의 대갈통만 남아 벗겨진다/ 기차는 가는데빈 지게꾼만 어슬렁거리고/ 기차는 가는데 잘 배운 놈들은 떠나가는데/ 못 배운 누이들만 남아 샘물을 긷는데/ 기차는 가고 아아 기차는 영영 사라져 버리고/ 생솔가지 저녁 연기만 허물어진 굴뚝을 뚫고 오르고/ 술에 취한 홀애비만 육이오의 과부를 어루만지고/ 농약을 마시고 죽은 머슴이 홀로 죽는다/인정 많은 형님들만 곰보딱지처럼 남아/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무덤을 지키며/ 거머리 우글거린 논바닥에 꼿꼿이 서 있다.”

“목이 메인 이별가를 불러야 옳으냐/ 돌아서서 피눈물을 흘려야 옳으냐”로 시작하는 손로원 작사, 박춘석 작곡의 ‘비내리는 호남선’을 비롯해 많은 대중가요들이 호남선을소재로 삼았다. 그 가운데 기자가 가장 즐겨 부르는 노래는 “잘 있거라 나는 간다”로 시작하는 김부해 작사ㆍ작곡의 ‘대전 부르스’다.

그 2절은 이렇다. “기적 소리 슬피 우는/ 눈물의 푸래트홈/ 무정하게 떠나가는/ 대전발 0시오십분/ 영원히 변치 말자 맹세했건만/ 눈물로 헤어지는 쓰린심정/ 아아아아/ 부슬비에 젖어 가는/ 목포행 완행 열차”

고종석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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