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지역의 부동산 가격 급등은 대형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턱없이 높게 책정하는등 분양가 상승세를 주도하면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같은 신규 아파트의 높은 분양가는 기존 주택가격까지 끌어올려 가격인상의 악순환을 되풀이시키며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비판이다.전문가들은 정부가 공시지가 등을 감안한 규제를 통해 분양가 거품을 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정부는 1998년 말 부동산 경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건설사가 임의로 분양가를 책정할수 있도록 허용했다.
▼평당분양가
부동산뱅크가 9일 기준으로 전국의 9,080개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시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시 아파트의 평당 매매가는 704만9,000원으로700만원 선을 돌파했다.
지역별로 강남구의 평당 매매가가 1,208만6,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서초구가 1,083만8,000원으로 2위였으며 송파구(861만원), 용산구(873만6,000원), 강동구(770만5,000원), 광진구(711만1,000원) 순이었다. 분당 등 5대 신도시아파트 가격도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평당 600만원을 넘어선 605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분당이 평당 709만9,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평촌 605만8,000원, 일산 541만1,000원, 산본 503만3,000원, 중동 478만5,000원 수준이었다.
▼강남집값 천정부지
강남에서 분양되는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격은 4년만에 2배 가까이 올랐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의 분양아파트 평당가격이 97년 691만원에서 지난 해 1,330만원으로 90%이상 올랐다.
이는 서울지역 전체 평당 분양가 상승률의 2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99년 2월 강남구 역삼동에서 분양된 경남아파트 32평형은 분양가가 1억6,400만원이었지만 지난달 초 분양된 역삼동 금호베스트빌 31평형은 3억1,500만원으로 2배 정도 올랐다.
▼가격인상악순환
이처럼 턱없이 오른 강남지역의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기존 아파트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인근 지역의기존 주택 주민도 집값을 신규 아파트 가격에 맞춰 올려 중개업소에 내놓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땅값이 비싼데다 마감재를 최고급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분양가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환란이후 땅값이 별로 오르지 않았고, 마감재는 전체 공사비의 15~20%에 불과하다며 분양가에 거품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이 마감재를 핑계로 분양가를 지나치게 높이고 있다”며“최근의 과열된 부동산 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공시지가를 감안한 분양가 규제 도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