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았던 퍼트는 홀 근처에서 멈췄고 잘못된 퍼트는 아예 홀 근처에 가지도 않았다.” 골프천재 타이거 우즈(26ㆍ미국)가 16번째로 밟은 나라 뉴질랜드의 그린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더구나 지난 달 독극물이 든 협박편지가 미국대사관으로 배달된 후유증으로 경호원들이 겹겹이 그를 에워싸면서 집중력도 흐트러졌다. 200달러가 넘는 입장료를 지불한 갤러리 3,000여명이 그를 하루 종일 따라다녔다.
‘세계랭킹 1위다운 모습은 아니었다’는 현지언론의 평가대로 우즈는 10일(한국시간) 뉴질랜드 웰링턴 인근 파라파라우마비치의 와이카나에GC(파71ㆍ6,618야드)에서 개막된 제95회 뉴질랜드오픈(총상금 44만달러) 1라운드서 버디 3, 보기 2개로 1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33위에 그쳤다.
마지막 홀에서 이글을 잡아 선두로 도약한호주의 스콧 가디너와는 6타차. 예선전에서 코스레코드를 세우며 최연소 출전자가 된 한국인 소년 안재현(13)은이븐파로 공동 47위에 올라 컷오프 위기를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첫 홀인 파4의10번홀(284야드)에서 3m 버디기회를 놓친 우즈는 11번홀(파4ㆍ390야드)에서도 4.5m 버디퍼트에 실패했다. 드라이버샷으로 284야드를 공략한 파5의 12번홀(498야드). 4번 아이언으로 친 우즈의 세컨드샷이 핀 3.6m 옆에 붙어 이글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여기서도 볼이 홀을 외면하는등 시즌 개막전 메르세데스 챔피언십부터 시작된 퍼트 불안을 씻어내지 못했다. 위안이라면 해변에 위치해 까다로운 파5홀 3곳을 호쾌한 장타로 공략,모두 버디로 홀아웃 했다는 것. 우즈는 “어렸을 때 대부분을 이 코스에서 보낸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와 함께 그린을 읽어보려고 애썼지만 뜻대로 되지않았다”며 난감해 했다.
캐디 윌리엄스는 “내 결혼식을 보기 위해 우즈가 뉴질랜드로 왔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항상 뉴질랜드 출신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했다.
한편 우즈에게 개런티로 지불한 200만달러를 보충하기 위해 대회조직위가 입장료를 지난 해보다10배 이상 올린 것에 반발, 기권을 경고했던 뉴질랜드의 그렉 튜너는 입장을 번복했다. 주최측이 16세 미만 갤러리에 대해 무료로 입장을 허가했기 때문이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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