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옷을 입은 집'단청은 빨강과 파랑, 노랑, 흰색, 검정의 다섯 가지 기본 색깔과 이것을 섞은 중간 색들, 여러 자연물과 갖가지 기하학적 무늬로 이루어진다.
화려하고 신비로운 조형미뿐만 아니라 비바람과 벌레들로부터 건축물을 보호하는 기능성까지 갖춘 양식이라고 한다.
‘그림 옷을 입은 집’은 단청의 아름다움을 이야기와 그림으로 풀어낸 것이다.
엄마를 잃은 아이가 여행을 떠났다. 어두운 산 속에서 자그마한 집 한 채를 발견하고 몸을 뉜다.
잠이 안 와 한참을 뒤척이는데 어디선가 할아버지가 나타났다.
“내집이 죽어가고 있구나. 내 집을 살려주렴. 그럼 네 엄마도 만나게 될 거다.” 할아버지의 집을 살려주기 위해 아이는 그림을 그려준다.
외로운 집에 소나무 한 그루를 그리니 새가 날아들고, 구름이 눈물을 흘리고, 연못이 생긴다.
연꽃이 피어나고 나비가 날아다니더니, 천둥이 울면서 용 한 마리가 하늘로 올라간다. 아이가 집에 단청을 입히는 행위는 꿈과 현실을 넘나들면서 환상적으로 펼쳐진다.
작가는 어린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얘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동화를 쓴다.
“아마 그 소리를 듣고서 였겠지? 구름 한 자락이 흘러와 눈물을 흘리는 거라. 그 눈물이 땅에 차고 넘쳐 연못을 이루고.”
색채와 문양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단청 그림도 아름답다.
‘그림 옷을 입은 그 집은 오래도록 썩지 않고 남아 있었대’라는 동화의 마지막 구절처럼, 단청은 집을 보호하는 슬기로운 기능도 갖췄다.
고궁이나 사찰에서 처마 밑과 기둥을 장식한 단청은 선조의 색채 미학이 담긴 장식 예술이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을 알지도 느끼지도 못한 채 지나치기 일쑤다. 이 그림책은 우리 아이들이 단청을 알고 좋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만하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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