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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으로] 경복궁·창덕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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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으로] 경복궁·창덕궁

입력
2002.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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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인기몰이중인 TV사극 ‘여인천하’의 무대로 경복궁을 찾는 가족단위 관람객이 새해들어 부쩍 늘었다.방학을 맞아 자녀의 손을 잡고 역사여행을 나온 가족에게, 또 새해 용꿈을 꾸는 연인들에게 경복궁과 같은 조선조 궁궐은 멋진 나들이 장소이다.

서울시내에는 대표적인 궁궐이 5개 있는데, 이중 경복궁과 창덕궁이 가장 볼거리가 많은 ‘도심속의 역사 기행지’이다.≫

지난해 10월 흥례문 복원과 함께 일반인의 발길이 잦아진 조선왕조의 정궁(正宮)경복궁 여행은 광화문에서 시작된다.

한국동란때 불타 없어졌으나 복원, 박정희 전대통령이 쓴 편액을 걸었다.

옛 조선총독부 건물을 헐고 복원된 흥례문을지나면 근정문, 뒤이어 국보 223호인 근정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근정전은 현재 공사중이어서 지붕 너머로 솟아오른 북악산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근정전앞 넓은 뜰은 왕위즉위식과 같은 대규모 행사를 치르는 곳으로 좌측에 무관, 우측엔 문관이 도열했다.

3단의 두툼한 돌로 이뤄진 길은 임금이 행차하던 어로. 그래서 과거에는 아무나 밟을 수 없던 돌길이었으나 600년이 지난 지금 후세들은 누구나 걷고 다닌다.

근정전 우측 담장을 따라가면 ‘여인천하’에서 문정왕후(전인화 역)가 사는 교태전(交泰殿)에 도달한다.

드라마 속의 난정이가 온갖 음모를 꾸미며 바쁘게 오가는 이곳은 왕비의 침전. 궁궐내 가장 깊숙하고 은밀한 곳이다.

뒤편엔 아미산이란 인조동산이 꾸며져 있는데, 건강한 원자를 낳기 위한 왕비의 태교장소다.

매화 모란 앵두 철쭉 같은 꽃나무와 팽나무 느티나무가 청초하게 숲을 이루고 있다.

임금의 처소는 교태전 남쪽에 있는 강녕전. 총 234칸의 웅장한 건물군으로 600명의 궁녀와 300명의 내시가 기거하던 주변 건물은 동성애가 만연했던 곳으로 야사는 전한다.

‘여인천하’를 녹화하는 매주 수요일엔 이 일대가 온통 무수리와 상궁 복장의 엑스트라들로 가득 찬다.

그 덕택에 1만5,000원을 내면 왕과 왕비 복장으로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강녕전 뒤로 “뭬야?”의 경빈(도지원 역)과 같은 빈궁들의 처소인 흥복전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취를 찾을 수 없다. 경회루와 함께 경복궁내 또 하나의 연못인 향원정 북쪽에는 명성황후가 일제에 시해당한 치욕의 장소가있다.

임진왜란때 경복궁이 불타면서 조선조는 창덕궁 시대가 열린다. 창덕궁도 같이 불에 탔으나 1613년 재건돼 오랫동안 조선조 임금들의 거처가 됐다.

이 곳은 경복궁과 달리 작은 언덕과 울창한 숲의 아기자기한 느낌이 매우 한국적이다.

금천교로 시작되는 창덕궁 시간여행은 인정전의 웅장함에서 오래 머문다. 인정전에는 황색의 옥좌가 가운데 자리하고 뒤편엔 일월과 다섯 봉우리를 그린 병풍이 서 있다.

천장에는 조명전등이 달려있는데, 국내 최초로 왕궁에서 자가발전으로 불을 밝히던 서구식 화려한 조명장식이다. 유리창과 커튼이 설치된 것도 흥미롭다.

인정전을 나와 오른쪽으로 돌면 임금이 타던 각종 가마와 순종황제 내외의 자동차캐딜락, 다임러 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자동차들은 핸들이 우측에 달린 게 특징.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칠이 벗겨지고 녹이 슨 2대의 자동차를 97년 4월 현대자동차 기술자들이 복원작업에 들어가 작년 11월에 완성했다.

임금의 침전인 희정당엔 붉은색 카펫이 깔려 있고 서구의 고전적 기풍이 감도는 탁자와 의자가 놓여있다.

희정당과 뒤편의 대조전 일대에는 무수한 전각들이 서 있어 초행자는 길을 잃기 일쑤다.

낙선재를 지나 북쪽으로 숲이 우거진 비탈길을 넘으면 후원(後苑)이다.

“이정도로 아름다운 정원이 서울시내에 있을 줄이야”라는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 후원까지 꼼꼼히 살펴보려면 창덕궁 구경에도 꽤 많은 시간이 든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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