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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년 의문사 이내창씨 타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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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년 의문사 이내창씨 타살 가능성

입력
2002.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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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전남 여천군 삼산면 거문도 해변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이내창(李來昌ㆍ사진ㆍ당시 27세) 전 중앙대 안성캠퍼스 총학생회장이 실족사에 의한 익사라는 수사결과와는 달리 타살의혹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또한 사건 당시 안기부 직원이 동행했고 현장부근에 적어도 7명의 기관원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양승규ㆍ梁承圭)는 10일 ‘이내창 진정사건 관련 중간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거문도에서 3개월간 탐문을 실시하는 등 1년여의 조사를 통해 경찰이 발표한 수사결과가 상당부분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진상규명위는 당시 이씨의 부검결과를 재감정한 결과, 장기 중 일부분에서만 플랑크톤이 발견되는 등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물에 빠져 익사했다는 소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씨 머리에 12×6㎝의 피하출혈이 있는 점도 직접적 사인인 익사 이전에 심한 외상이 있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논란이 돼 온 당시 안기부 직원의 동행여부에 대해 규명위는 이씨 혼자 거문도에 갔다는 수사결과를 뒤엎고 사건 당시 거문도의 한 다방에서 근무했던 최모(여)씨로부터 이씨가 안기부 여직원인 도모씨와 함께 다방에서 한참동안 얘기를 나눴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최씨는 “당시 경찰조사에서 진술을 번복한 이유는 도씨의 간청에 따른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사건 발생일(8월15일) 이틀전에 ‘형사’라고 밝힌 남자 2명이 사건현장 부근에서 야영하고 있었으며 사건 당일에도 역시 형사라고 밝힌 남자 5명이 거문도에 들어와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진상규명위는 이씨가 거문도로 향하는 배에서 감시를 당하는 것 같았으며, 배에서 내린 직후 민박집에 들어와 황급히 뒷문으로 도망갔다는 목격자의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김형태(金亨泰) 진상규명위 제1상임위원은 “그동안의 수사결과를 뒤엎은 새로운 증언 및 정황증거들이 다수 발견돼 이씨 사망의 실체를 벗기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그러나 진상규명위는 아직 이씨가 타살됐는지, 그리고 타살됐다면 주체는 누구인지 등에 대해 판단은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진상규명위는 이에 따라 국정원에 관련 자료 제공을 다시 요청하는 한편 이씨와 함께 동행한 안기부 직원 도씨 및 관련자에 대한 조사를 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이씨의 3째 형 이내정(李來鼎ㆍ45)씨는 “당시 안기부가 사건을 주도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속속 나타나는데도 국정원이 비협조적 자세를 보이는 것은 역사에 두 번 죄를 짓는 것”이라며 “전향적 자세로 규명위 조사에 협조해 줄 것”을 호소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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