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인 공급과잉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및 화학섬유 업계가 올해 품목별기업분할 및 합병을 통해 불황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유화ㆍ화섬 업종 기업들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던 방식에서 탈피, 주력 품목에만 전념하고 수익이떨어지는 사업을 떼내 경쟁 업체의 비슷한 부문과 합쳐 경영하는 방식의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다.특히 SK케미칼과 삼양사가 폴리에스테르 화섬부문을 떼어내설립한 휴비스가 지난 해 40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등 시너지 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돼 과잉설비 해소 방안으로 이 같은 ‘해쳐 모여’식 모델이인기를 끌고 있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진행하고있는 고합은 최근 기업을 분할, 유화부문만㈜KP케미칼이라는 신설법인으로 분리하고 화섬부문은 다른 기업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P케미칼은 고순도텔레프탈산(PTA)등의생산·판매만 주력사업으로 하고, 원사를 생산하는 화섬부문은 3월까지 인수합병을 통해 휴비스 등 다른 화섬 기업에 흡수된다.
워크아웃 기업인 새한도 채권단이최근 반도체 소재산업을 분리한데 이어 단섬유와 폴리에스터 장섬유를 생산하는 구미공장을 떼어내 도래이새한 등과 합병하고 직물부문(경산공장)만 남기는작업을 하고 있다. 또 코오롱도 최근 126억원을 출자해 화섬 제조 및 판매업체인 코오롱텍스타일을 신설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원단사업부문을 별도기업으로 전문화하기 위해 분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화업계에선 대림산업과 SK㈜가최근 폴리에틸렌(HDPE) 등 유화부문을 분리해 통합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 대림은 1999년 12월 한화와 자율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을 통해나프타부문 합작법인(여천NCC)를 설립했다. 대림이 2000년엔 폴리프로필렌(PP)부문을 분리, 바젤과 폴리미래를 설립한데 이어 이번 통합까지성사시킬 경우 유화사업은 완전분리된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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