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년 동안 신용불량자 수가 30만명 이상 순증했으며, 실제 증가 규모는 9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1인당 신용불량 등록 건수가 매월 늘어나는 등 신용불량의 질도 점점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9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현재 개인과 법인을 포함한 총 신용불량자는 277만4,962명으로 2000년말(247만869명)에비해 12.3% 가량인 30만4,093명이 순증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신용불량자 사면에 따라 기록이 삭제된 인원까지 감안하면 실제 증가 규모는9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연체대금을 갚은 153만건의 기록을 삭제, 60만명 가량에게 사면 혜택을 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중 순수 개인 245만명, 개인 사업자 129만명 등 개인 신용불량자가 257만9,347명이었고 법인은 19만5,615곳에달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말의 신용불량자수치는 연중 최고치를 보였던 10월말(281만여명)에 비해 다소 줄어든 것이지만 연말에 금융기관들이 적극적인 연체 회수 노력을 기울인 점을 감안하면상승 추세가 계속되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신용불량 등록 건수는 연중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12월말 신용불량 등록건수는 772만970건으로 건수별 집계가 시작된 같은해 3월말(611만2,182건)에 비해 무려 26%(160만8,788건)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신용불량자 1인당 등록 건수가 3월말2.65건에서 12월말에는 2.78건으로 높아졌다.
이는 여러 건의 대출이나 신용카드 사용대금에 대해 동시에 신용불량으로 등록되는 ‘악성 신용불량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들의 대출 경쟁과 저금리 기조로 인해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점을 감안할 때 ‘개인신용 대란’의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신용카드 이용에 따른 불량자가 늘어나고 악성 신용불량자가 늘고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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