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할리우드영화에 압도되는 속에서 지난해 우리영화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49.5%나 돼 프랑스(41%) 독일(18%) 이탈리아(18%)보다 앞섰다는 보도는 매우 반가운 일이다.2000년의 35.2%에서 무려 14.3%가 이례적으로 늘어났다. 몇 해 전 한국영화산업의 쇠퇴를 우려해 영화인들이 거세게 벌였던 미국영화 직배반대운동을 생각하면 더욱 놀랍다.
한국영화의 이런 활황은 전문성을 갖춘 유능한 인재들이 영화계에 몰려들면서 영상산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사회분위기가 큰 힘이 됐다.
특히 전국 주요 도시에 잇달아 세워진 복합영화상영관이 관객을 끌어들인 영향도 크다.
과거에 비해사전 기획이 넉넉했고, 재미있는 대본과 역량있는 배우들이 출연해 관객의 취향에 맞는 영화를 제작한 것이 흥행 성공의 비결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통계 수치로 만족할 때는 아닌 것 같다.
아무리 한국영화가 중흥기를 맞았다고 하나 최근에 흥행 대박을 터뜨린 영화들은 '친구'를 비롯, 소재가 한결같이 폭력물 일색이다.
방화의 고질적 소재빈약 현상은 여전했다. 미 타임지는 최신호에서 정치인과 조폭을 연결한 한국사회의 이상한 신드롬을 소개하면서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물론 '고양이를 부탁해'같은 예술성 짙은 영화도 없지않았지만 흥미위주의 폭력물을 찾는 관객 취향 탓에 흥행엔 참패했다.
이제 우리 영화도 질적 성장에 주력해야 한다. 자국어로 영화를 만들어 세계시장을 넘볼 수 있는 나라가 20여개국 정도라고 한다.
아직 한국영화는 해외 3대영화제에서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다양한 기획으로 관객의 관심을 지속시키는 한편 세계시장에서 호평받는 완성도 높은 영화제작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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