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10시 50분께 호남고속도로 대전유성톨게이트 출구.초도순시에 나선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차량이 미리 대기중이던 검찰 선도차량의 안내를 받으며 대전고ㆍ지검 청사로 향했다.
요란한 경찰 순찰차의 에스코트나 교통 통제는 없었지만 청사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0여분.
하지만 이 짧은 거리 때문에 검찰은 체면을 구겼다.
검찰은 전날 경찰에 신 총장이 '행차'할 때 교통통제와 차량 선도를 해달라고 협조 요청을 했다. 그러나 보기좋게 '퇴짜'를 맞고 말았다. 경찰은 "3부 요인이나 전직 대통령 등에 한해 에스코트를 하도록 규정돼 있어 곤란하다"며 '정중히'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해당 경찰관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에스코트를 할 수 있다는 예외규정이 있지만 시민 불편이 크고 해당기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어 이 규정을 적극 활용하지 않는다"는 거절 사유도 전달했다.
'총장님 맞이'를 위한 대전고검과 지검의 '오버 액션'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7일에는 자들에게 승강기 수동조작을 사전교육 시킨 데 이어 다음날에는 대청소와 복도 왁스작업까지 했다.
또 신 총장이 방문하는 당일에는 직원주차장과 간부 구내식당이용을 자제해달라는 구내방송이 흘러나왔다.
A4용지 10쪽이 넘는 초도순시 세부준비계획서에는 환경미화 및 의전에 관한 사항들이 담당자의 이름과 함께 빼곡히 나열돼 있었다.
"지금이 어느 땐 데 그래요. (검사들은)옛날이나 지금이나 똑 같은 것 같아요…."
8일 대전지검을 찾았던 한 지역 유지는 이렇게 혀를 찼다. 검찰의 시계 바늘은 거꾸로 가고 있다.
전성우 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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