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26ㆍ삼성증권)이 생애 4번째로 세계남자프로테니스협회(ATP) 투어 8강 고지를 밟았다.세계 115위 이형택은 9일 시드니 인터내셔널 테니스 4번코트에서 계속된 아디다스 시드니 인터내셔널대회(총상금 40만달러) 남자단식 2회전서 세계 82위 캐롤 쿠체라(28ㆍ슬로바키아)를 1시간10분만에 2_0(6-1 6_2)으로 가볍게 완파, 8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세계랭킹 포인트 40점을 확보한 이형택은 두자릿수 순위 재진입에 청신호를 켰다.
하지만 이형택은 이번 대회 8강 진출로 당초 목표로 했던 호주오픈 출전은 못하게 됐다. “ATP 규정상 투어 대회를 기권하고 호주오픈 예선전을 치를 수 없다”는 톰 바른 대회 감독관의 말대로 이형택은 이번 대회에서 예상밖으로 승승장구함에 따라 호주오픈 예선과 겹치면서 본의 아니게 후자의 출전을 포기하게 된 것.
이형택은 지난해 US클레이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만났던 앤디 로딕(20ㆍ미국)과 4강 진출을 다툴 가능성이 높다.
이형택은 전 세계1위 카를로스 모야(26ㆍ스페인)와의 1회전 때 뭉친 허리부위 근육이 계속 괴롭혀 경기출전 여부도 불투명했다. 중국인 한의사를 숙소인 쉐라톤호텔로 불러 침을 맞았고 트레이너에게 특별히 부탁, 전기치료까지 병행했다.
최희준 전담코치는 “아침에 일어나더니 신발끈을 못 맬 정도로 통증을 호소해 당황했다”며 “그러나 코트에나서자 마자 너무 일방적으로 이겨 한 번 더 놀랐다”고 말했다.
1992년 프로로 전향한 쿠체라는 양손 백핸드가 주무기로 개인통산 5승을 거뒀다. 호주오픈 4강, US오픈 8강까지 오른 98년 한 때 세계 4위까지 올랐으며 99년에는 21개 대회에 출전, 8강 이상을 10번이나 기록했을 만큼 안정된 플레이로 명성을 날렸다.
특히 피트 샘프러스(31) 앤드리 애거시(32ㆍ이상미국) 마라트 사핀(22ㆍ러시아) 등에게 유독 강한 ‘넘버원 킬러’로 통한다. 오랜 부상후유증으로 출전 횟수가 적어 순위가 곤두박질쳤지만 톱10정도의 실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강호이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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