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상승커브를 그리던 주가가 변곡점에 도착했다. 10일로 다가온 옵션 만기일과,금주부터 쏟아질 미국기업 실적발표가 변수. 두 가지 변수는 시장을 출렁거리게 하면서 주가 상승속도를 다소 늦출 것으로 보인다.옵션만기일의 물량부담은 어느 때보다 적다. 매수차익잔고 7,000억원 중 해소될물량은 2,500억~1,000억원 정도. 옵션과 연계된 합성선물도 적어, 비차익까지 포함해 많아야 4,000억원대 프로그램 매도가 나온다는 계산이다.호전된 수급ㆍ재료와 긍정적 시황관에 비춰보면 이 같은 물량은 충격없이 소화될 전망이다. 더구나 옵션을 매도한 기관들이 이익 극대화를 위해 지수를박스권에서 묶는 ‘가두리 매매’에 나서면 변동폭은 더욱 작아진다.
옵션만기일 이후의 시나리오는 추가상승과 조정의 두가지다. 우선 키움닷컴증권은만기일 이후 종합지수가 700대 후반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까지 매수에 나선 수급과, 반도체주에서 금융ㆍ건설로 확산되는 주도주 등은추가상승 기대를 높이는 대목이다. 이 증권사 정선호 팀장은 “옵션만기일이 지수 저점이 될 가능성이 높고, 이후 1주일간 지수는 700대 후반까지 오른다”고 보았다.
LG투자증권은 9ㆍ11테러 이후 지수가 460선에서 750선까지 급등한 것이1998년 연말ㆍ연초 랠리와 유사한 점에 주목하며 만기일 이후 지수가 급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98년 10월27일 360에서 랠리를 시작한 종합지수는이듬해 연초 637까지 오른 뒤 1월 옵션만기일 전후 조정에 들어가 2월9일 523선까지 물러났다. 조철수 연구원은 “옵션만기주(이번 주)가 주가 꼭지가 될 가능성이 커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고말했다. 두 시각은 추가상승 여지에 대한 차이만 있지 향후 조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은 일치한다.
뉴욕증시는 경기회복 기대와 기술주에 대한 잇단 투자등급 상향 속에 1월랠리를보였지만 단기급등과 매물대 진입으로 부담이 커졌다. 또 다가온 기업들의 4분기 실적발표는 랠리를 이끈 경기호전 기대감을 상쇄시킬 요인이다.
실적발표는 8일 알코아에 이어 인텔(15일) GM 야후(16일) IBMMS(17일) 모토로라 루슨트 컴팩(22일) 등으로 계속된다. 이번에도 실적은 크게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조사기관 퍼스트콜은S&P500기업의 순익 증가율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주를 중심으로 실적에 비해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반성이 시작되면 랠리는 주춤하게 된다.
다만 이번 실적발표가 과거처럼 주가를 급락시킬 것같지는 않다. 실적 사전경고때 주가가 많이 내리고 막상 뚜껑(실적발표)이 열리면 주가흐름은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성진경 연구원은 “더이상 실적이 나빠지지 않는다는 측면이 부각되면 주가는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교보증권 최성호 연구원은 “실적발표가 증시에 쇼크는 주지않더라도 랠리에 제동을 걸 수는 있다”고 우려했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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