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업계가 보험설계사 스카우트 전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판 노비문서’라던 모집인 스카우트 금지협정이 폐지(2000년 12월)된 지 1년이 지나면서 업체간 공방은 한층 뜨거워졌다.■외국 보험사간 공방
외국계 생보사인 푸르덴셜생명은 최근 메트라이프생명에자사 종신보험 전문설계사(LP)의 스카우트를 중지해달라고 공식 항의했다. 푸르덴셜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푸르덴셜 LP 중 메트라이프로 이동한 인력이 전체의 10~15%에 달하는 66명에 달한다는 것. 특히 메트라이프의 종신보험 전문조직인 17개 프로지점에무려 12명의 푸르덴셜 인력이 지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푸르덴셜 관계자는 “법적 제한은 없지만 특정 회사의 인력만 집중적으로 스카우트하는것은 상도의에 어긋난 행위”라며 “업계의 과당경쟁을 부추겨 모집질서를 혼탁하게 할 뿐 아니라 결국은 사업비 증가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메트라이프측은 “자진 전직일 뿐 부당한 스카우트가 아니다”고 일축한다. 메트라이프 관계자는 “통상 스카우트가 성립되려면 처우가 현저히 개선돼야 하는데 푸르덴셜보다 메트라이프의 급여 수준이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며 “세일즈맨보다 영업 관리자로 활동하고 싶은 인력의 이동이다소 있을 뿐”이라고 맞섰다.
■스카우트 질서 재정립 필요
전운(戰雲)은 국내 생보사에서도 감지된다. 지난해 한 대형 생보사는 가시적인 영업실적 향상을 위해 각 지점장 책임 아래 타사 고실적보험설계사를 지속적으로 영입했다. 또 한 중견 보험사도 특정 보험사에서 전문설계사 5~6명을 집중 스카우트, 이 보험사 노조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특히 일부 생보사의 경우 경쟁사의 인력을 단체로 이동시킬 경우 추가적인 보상을 해준다는 옵션도 제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금감원 보험감독국 관계자는 “스카우트 금지 협정을 폐지한 것이 직업 선택의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인 만큼 제재조치를 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보업계 관계자는 “향후 영입경쟁이 가속될 경우 소송 등 심각한 사태로 번질수 있다”며 “금융당국의 적절한 검사와 함께 스카우트의 새로운 질서 마련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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