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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對테러 조용한 확전

입력
2002.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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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이 전세계로 ‘조용히’확대되고 있다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이 전세계적으로‘조용히’확대되고 있다. 특히 향후 미국의 대 테러전은 특정 국가에 대한 전면적 전쟁보다는 세계 전역에서 알 카에다 조직을 뿌리뽑기 위한 ‘보이지않는 전쟁’의 양상으로 전개될 태세다.

폴 월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은 7일 “아프간 전쟁 후 테러와의 전쟁은 알 카에다가 과거 활동했던 소말리아, 예멘,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테러 기반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둘 수 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초강경 확전론자인 월포위츠의 이 같은 발언은 미 국방부가 이라크에 대한 공격을 미룸으로써 아랍과 유럽 동맹국들과의 갈등을 피해가려는 의도를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대신 미국은 테러망을 분쇄하기를 희망하는 필리핀과 같은 우방국에 군사적 지원을 모색하고 있다.또 중앙 정부의 통제력이 약한 예멘이나 소말리아 등이 미국이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를 대표적 나라로 꼽히고 있다.

이와 관련, 필리핀 남부 잠보앙가시 지역 사령관 로이 시마투 중장은 25명의 미국 대 테러작전 전문가들이 알 카에다의 자금으로 1990년대 생긴 이슬람 무장조직 아부 사이야프 소탕 작전에 나설 필리핀군을 훈련시키기 위해 이 달 중 잠보앙가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도 미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지난 4개월간 아프간 밖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는 다각적 대 테러전이 전개되면서 알 카에다의 활동 능력을 약화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연말 싱가포르 당국이 알 카에다 연계 의혹 테러 용의자 15명을 체포한 것은 조용한 대 테러전의 가시적 결과로 보인다. 이들 중 13명은 아프간내 알 카에다 캠프에서 훈련을 받은 이슬람 결사 조직인 ‘자마흐 이스라미아’소속으로 밝혀졌다.

싱가포르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미 대사관과 미국계 기업 등이 이들의 주 공격 목표였다”며 “이들이 체포됨으로써 테러조직망이 붕괴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승일 기자

ks818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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