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에 ‘명성황후’, 비언어 퍼포먼스에 ‘난타’가 있다면 정통 연극에는 ‘백설공주를 사랑한난장이’가 있다.극단 유(대표 유인촌)가 제작한 연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가 ‘명성황후’와 ‘난타’에 이어 또 하나의 문화상품 히트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5일부터 서울 청담동 유시어터에서 3번째 앙코르 공연을 시작한 이 작품은 지난해 5월 4~20일 초연 이후 갖가지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100%에 가까운 객석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125회 공연에 3만 여명이 봤다. 다음달에는 소설(도서출판 오상 발행)로도 출간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백설공주…’가 남긴 기록은 풍성하다.
지난해 초연후 열린 서울 국제 아동청소년 연극제에서 최우수작품상ㆍ연출상ㆍ연기상 수상, 작년 한국연극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연극 베스트 5’, 12월 31일 정통 연극 최초로 팬 클럽 결성 등등.
9월에는 이 연극을 본 음반제작자 박진영이 이기찬의 뮤직비디오 ‘또 한 번 사랑은 가고’에 ‘백설공주…’의 주요 장면을 삽입해 폭발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작품은 당초 어린이 연극으로 제작됐다. 만화 스토리 작가 서광현(28)씨가 1996년 인터넷에 띄운 글을 연출자 박승걸(30)씨가 각색해 ‘말을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는 6세 이상 어린이’를 대상으로 만들었다.
“다만 어린이와 함께 온 어른 관객에게도 감동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더욱 공을 들였다”는 것이 연출자 박씨의 설명이다.
무대는 일곱 난쟁이가 사는 안개 숲. 이곳에 백설공주(양세윤)가 찾아와 난쟁이들과 오순도순 살아가는 것은 원작 동화와 똑같다.
그러나 말을 전혀 못하는 막내 난쟁이 반달이(최인경)가 공주를 짝사랑하면서부터 연극은 다른 작품이된다.
공주가 위험에 처할 때마다 몸을 아끼지 않고 구한 반달이와, 이런 반달이의 속마음을 모른 채 왕자(조영규)와 결혼한 공주.
두 사람의 이뤄질수 없는 사랑은 관객에게 슬픔과 진한 감동을 안겨준다.
반달이의 애절한 춤과 좁은 소극장 무대에서 펼쳐지는 역동적인 연출도 감동의 폭을 넓힌다.
‘바람의 언덕을 지나 이곳 안개 숲에 오신 백설공주님을 반달이는 진심으로 사랑합니다’라는 내용의 반달이의 춤은 특히 여성 관객에게 호소력을 갖는다.
작품 말미에 반달이가 20만 송이 안개꽃에 둘러 쌓여 등장하는 장면은 탄성이 나올 정도로 아름답다.
연출자 박씨는 “짝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던 96년 우연히 인터넷에서 서광현씨의 글을 보고 작품을 만들게 됐다”며 “장기공연일수록 변함없고 한결 같은 내용을 보여주기 위해 늘 배우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월 10일까지 화~금오후 7시, 토ㆍ일 4시ㆍ7시. (02)3444-0651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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