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수준의 독자기술이라던 윤태식(尹泰植ㆍ44ㆍ구속)씨의 지문인증시스템 기술이 사실상 다른 국내기업의 기술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8일 검찰에 따르면 패스21의 모체는 지문인식시스템 업체인 B사. 기술은 있으나 자금이 부족했던 이 회사 김모 사장은 1998년 8월 윤씨에게 50%의 지분을 주고 자신은 30%를 갖는 조건으로 동업에 합의했다.
그러나 불과 한 달 만에 회사명을 ‘패스21’로 변경한 윤씨는 태도를 바꿔 자신이 60%를 가진데 이어 모 경제지 김모 사장 부인 윤모씨(16%), 회사 감사인 김현규(金鉉圭) 전 의원(10%) 등과 나머지 지분도 나눠가졌다.
고작 10%의 지분을 받은 김 사장은 1년 동안 사업을 계속했다가 결국 1999년말 동업을 포기했다.
그는 명맥만 남아있던 B사 경영을 재개했으나 이미 알토란 같은 기술과 핵심 인력은 상당 부분 윤씨에게 넘어간 상태였다.
그 뒤 김 사장과 윤씨는 고소 등 분쟁을 겪다가 결국 지난해 3월 두 사업체를 각자 운용하기로 합의했다.
김 사장은 검찰에서 “윤씨가 내 기술과 인력을 모두 빼내가 껍데기만 남았다” “산업스파이 같은 짓에 당했다”며 울분을 참지못했다.
결국 “감옥에 있으면서지문인증 기술의 장래성에 착안, 출옥 후 사업을 시작했다”던 윤씨의 주장은 그의 무수한 거짓말 중 하나에 불과했음이 확인된 셈이다.
검찰은 그러나 B사의 기술수준이 현재 패스21의 기술에는 턱없이 못미치는 ‘초보기술’이었던 점 등으로 미뤄 윤씨가 추가로 ‘모처’에서 고급기술을 전수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확인작업을 계속할 방침이다.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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