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도시' 놀거리 먹거리 풍성금요일 저녁 서울 지하철 2호선은 퇴근 인파로 가득하다. 강남역, 역삼역을 차례대로 지나지만 도무지 사람이 줄어들 기색이 없다.원색의 옷차림. 안내방송에서 다음 내릴 곳은 ‘삼성역’이라는 말이 흘러나오자 지하철 안이 갑자기 부산해진다. 내릴 문은 왼쪽. 사람의 물결이 이어진다.
바깥은 영하의 날씨에 꽁꽁 얼어버렸지만 지하에서는 추위를 모른다. 지하철 역에서 바로 이어지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지하 도시’로 들어선 기분이다.2만 6,000평에 300개가 넘는 점포. 깜깜한 밤하늘이 피라미드 모양 돔 위로 내다 보인다. 색다른 풍경이다. 그래서 그곳은 이제 강남 데이트족이 밤에 찾는 명소가 됐다.
우선 저녁 식사를 해결하자. 평일 유동인구 10만 명에 금요일부터 주말까지는 2만~30만 명을 상회한다. 혼란스럽다. 그들을 피해호수광장 먹거리 장터를 지나 한적한 중국집으로 찾아든다. 다행히 앉을 자리가 있다. 지하철역 통로에서 이어지는 패밀리 레스토랑은 1시간 정도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패스트푸드부터 감자탕까지 없는 음식이 없어요. 사람 구경 하면서 가볍게 밥을 먹고 가면 돼죠. 홀리스 같은 에스프레소 전문점에서 마지막 마무리를 하면 최고예요.” 인근 테헤란로 벤처회사에서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찾았다는 강선희(26)씨의 이야기다.
이곳에는 겨울밤 놀거리도 가득하다. 코엑스몰 메가박스는 총17개의 상영관을 갖춘 동양 최대규모의 복합영화관. 하지만 이곳에서 영화한 편 보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회사원 이영철(33)씨 역시 오늘 데이트는 허탕이다. “이틀 전에 예매를 하려고 했는데 벌써 표가 없는 거예요. ‘반지의 제왕’을 다섯 개 상영관에서 하는데도자리가 없어요. 혹시나 하고 왔는데 암표상도 안 보이네요.” 평일에도 오전 2시 넘어서까지 이어지는 심야상영관도 인기 폭발이다. 주말 좌석은 최소한 1주일전에 인터넷 등으로 예매를 해야 구할 수 있다.
오후 8시 30분까지 문을 여는 코엑스 아쿠아리움 수족관도 색다른 볼거리. 이밖에도 쇼핑몰과 문구점, 액세서리 판매 코너 등 다양한상점이 있다. 대부분 오후 10시면 문을 닫는다. 미국 체인 서점 ‘반스앤노블’에서 착안한 듯한 ‘반디앤루니스’도 코엑스몰의 자랑거리.
주차료는 30분에 6,000원으로 비싼 편. 자정 전에 돌아갈 요량이라면 지하철이 값싸고 편리하다. 코엑스몰 운영팀 (02)6002-5312~3.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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