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본보가 지난해 연말 그늘진 이웃들의 아픔을 잇따라 보도한 데 이어 ‘2002 명과 암, 함께 사는 사회를 꿈꾸며’ 시리즈(1월3~8일)를 연재한 이후 국내외에서 온정의 손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본사 사회부와 ‘2002 명과 암’ 주인공들을 보살피고 있는 복지관 등에는 “어떻게 도울 수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연일 이어졌고, 성금이 답지했다.
특히 1만원의 쌈짓돈을 내놓은 주부, 2년 동안 폐지를 모아 마련한 50만원을 보내온 일선 경찰관등 부유층 보다는 평범한 시민들의 손길이 잇따라 온정에서도 명과 암이 두드러져 시선을 모으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을 끈 주인공은 14세 소녀가장 신미순(申美順) 양. 미순이의 ‘아픈 일상’이 한국일보를 통해 전해진후 본사와 영등포종합복지관에는 100여통의 전화 문의가 쏟아졌다. 도움을 주기로 약속한 사람도 10여명에 이른다.
미순이에게 컴퓨터를 선물한 문태수(文兌洙ㆍ43ㆍ서울 은평구 불광동)씨는 “2년 전 운영하던 회사가 망한 뒤 미순이와 같은 나이의 아들 녀석이 많이 힘들어했던 기억이 떠올랐다”며 “당시 주위의 도움을 많이 받아 꼭 은혜를 갚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동대문경찰서 동묘파출소의 오학래(吳學來ㆍ39) 경사는 미순이에게 전달하기 위해 오리털 점퍼와 펜, 부업을 통해 마련한 50만원을 들고 본사를 찾기도 했다. 미국 뉴욕의신상헌씨는 “어떤 방법이든 꼭 돕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17세 창우(2001년 12월25일자 23면)에게도 “월드컵 16강도 보고 건강하게 자라달라”며 희망의 성금이 답지 해 4,500여만원이 모였다. 한갑준(韓甲峻ㆍ45)씨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1,000달러의 성금을 보냈다.
11년이나 희망 일기를 써 감동을 줬던 최은정(崔恩情ㆍ2001년11월30일 31면) 양에게도 조기현(曺技鉉ㆍ65)씨가 “(나도)고교 때 부두잡부 등 고학으로 공부하며 일기를 썼다”며 아들의 결혼자금으로 모아둔 1,000만원을 ‘사랑의 일기재단’에 쾌척 하는 등 관심이 줄지 않고 있다.
지난해 수능을 치른 은정이는 여러 사람의 도움에 힘입어 바라는 대로 한국기술교육대 유아교육과에 진학했다.
또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두살배기 은유에게는 63명이 620여만원의 성금을 보내오는 등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평범한 시민들의 고운 마음과 정이 풍성한함박눈처럼 계속 쌓여 가고 있다.
고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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