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9~15일 필리핀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포르 등 5개국을 순방, 동남아에서의경제적 텃밭 지키기에 나선다.일본 정부는 순방에대해 대(對) 동남아 관계를 재구축하기 위한 ‘일본 외교의 새 출발’이라고까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가 최근 동남아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중국 영향력의 신장, 일본의 후퇴’ 경향을 차단해야 할 절실한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지난해 11월부터 동남아국가연합(ASEAN)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의에 들어간 것이 최대 변수이다.
2000년 11월 중국의 비슷한 제의에 대해 ‘한일 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자유무역권’이란 역제안으로 받아 쳤던 아세안이 1년만에 태도를 변화시킨 것은 아시아 경제중심국이라는 일본의 지위에 불안을 드리우고 있다.
반면 일본의 대 동남아 관계는 개도국에 대한 정부개발원조(ODA) 삭감, 야스쿠니(靖國) 신사ㆍ역사 교과서 문제 등 부정적 요소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고이즈미 총리는 싱가포르에서의 정책 연설에서 동남아 각국의 경제 개혁 지원 태세를 표명하는 동시에 아세안과의 FTA를 비롯, ▲투자유치 환경 정비를 위한 투자협정 ▲에너지 안전보장 ▲지적 재산권 보호제도 등 행동계획 책정을 제안할 예정이다.
한편 올해는 77년후쿠다 다케오(福田赳夫) 당시 총리가 마닐라에서 밝힌 ‘후쿠다 독트린’의 25주년이다. 당시 그는 미국의 월남전 패배, 동남아를 휩쓴 반일감정의 정세속에서 ▲군사대국이 되지 않는다는 결의 ▲동남아와의 상호신뢰 구축 ▲대등한 협력자로서 기여 등 대 아세안 외교 3원칙을 밝혀 커다란 환영을받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FTA의 최대 걸림돌인 농산물 자유화에 소극적인 일본의 제의가 환영을 받을 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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