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끝마무리를 못한 채 어려움을 거듭하고 있다. 아프간에선 전쟁의 궁극적 목표인 오사마 빈 라덴과 모하마드 오마르 체포에 잇따라 실패한 가운데 현지 세력으로부터 폭격 중단을 요구받고 있다.또 중동과 서남아에선 미국의 중재에도 불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와 인도-파키스탄 분쟁이 각각 악화하면서 대 테러 국제연대에 균열조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완수못한 아프간 전쟁목표
아프간에서의 전술적 승리에도 불구하고 알 카에다와 탈레반의 핵심지도부를 붙잡지 못하고 군사작전이 장기화하면서 국내외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6일 미군이 현지 아프간 병력에 의존하는 전략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바람에 정작 전쟁의 최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군사전문가들로부터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 군사령관이 주도하고 있는 이 같은 ‘대리전쟁전략’이초반에는 탈레반의 조기 패주 등으로 빛을 발했으나 군사적 효율성 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스트는구체적으로 최근 몇 주 사이 적어도 두 차례나 주요 체포 대상자들이 아프간 병력의 포위망을 벗어난 데다 오마르도 5일 헬만드주 바그란의 포위망에서 도주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주 오마르가 1,500여명의 탈레반 잔당과 함께 헬만드주 산악지대에 은신중인 것으로 파악됐을 때 미군 특수부대도 현지에 있었으나 탈레반군과의 무장해제 협상을 거의 통제하지 못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주말부터 잘랄라바드 남쪽 스핀 가르 산악지대 등에서 재개한 공습도 현지 부족 원로들의 반발을 불러 미군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파티카성 부족원로들은 6일 오후 (현지시간) 수도 카불에서 하미드 카르자이과도정부 수반을 만나 미군의 폭격중단을 호소했다.
파티카성 코스트 부근의 아하마드자이 부족 지도자 에이드 모하메드는 “최근공습으로 30여명의 마을주민이 사망했다”면서 “무고한 주민들의 학살을 수반하는 폭격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yoon@hk.co.kr
■혼미 거듭하는 중동과 서남아
중동사태 해결을 위해 파견된 앤터니 지니 미국 중동특사는 휴전을 위한 아무런 합의도 얻지 못한 채 6일 귀국 길에 올랐다. 팔레스타인 문제는 3일 에일라트에서 남쪽으로 약 500km 떨어진 홍해상에서 이스라엘에 의해 나포된 무기밀수선을 놓고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홍해 에일라트항(港) 해군 작업장에 노획한 무기들을 늘어놓고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무기 밀수에 직접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측은 이스라엘이 공격 구실을 마련키 위해 증거를 조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인도와 파키스탄간 전쟁위기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 등이 직접 양측 지도자에게 전화를 거는 등 중재를 펴고 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파키스탄은 이슬람 과격단체의 지도자들을 체포하면서 미국의 요구를 일부 수용했지만, 인도는 과격단체가 '무국적'이라는 미국의 논리를 정면 반박, 완강한 입장이다.
양국은 정상회담이 무산된 데 이어 6일 무인정찰기 격추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다급해진 미국은 파월 장관이나 리처드 아미티지 부장관을 양국에 특사로 파견할 것을 검토중이다.
남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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