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US오픈 16강에 진출했을때만큼 기분이 좋다."오랜 부상 후유증에 자신감 상실로 슬럼프 기미를 보였던 이형택(26·삼성증권)이 전 세계 1위를 카를로스 모야(26·스페인)를 제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세계 115위 이형택은 7일 호주 시드니 인터내셔널 테니스 1번코트에서 시즌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전초전으로 열린 세계남자프로테니스협회(ATP)투어 아디다스 시드니 인터내셔널대회(총상금 40만달러) 남자단식 본선 1회전서 모야에 2-0(7-6<5> 7-6<4>)으로 완승,2회전에 진출했다.이로써 이형택은 예선전을 포함,4경기 연속 단 1세트도 빼앗기지 않았다.
1995년 데뷔한 모야는 양손 백핸드와 각도 큰 스트로크를 주무기로 앞세워 호주오픈 준우승(97년)프랑스오픈 우승(98년) 마스터스컵 준우승(98년) 등을 차지한 정상급 선수.개인통산 6승을 거뒀으며 99년 3월에는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다.지난해 10월 이래 공식경기에 나서지 않은 탓에 현재 순위는 19위로 다소 밀려났다.
비가 쏟아진 탓에 2시간 늦게 시작된 경기에서 이형택은 1세트 첫서브게임을 브레이크 당해 불안하게 출발했다.하지만 게임스코어 3-4로 뒤진 상황에서 모야의 서브게임을 잡아 상승세를 탄 뒤 타이브레이크 끝에 7-5로 첫 세트를 따냈다.2세트들어 이형택은 허리에 근육이 뭉쳐 통증을 느꼈으나 과감하게 네트로 돌진하며 모야의 스트로크를 무력화시켰다.
한국 테이스 사상 메이저대회우승자를 처음으로 제압한 이형택은 "피트 샘프러스,앤드리 애거시 등과 대결했던 경험이 많음 도움이 됐다"며 "톱랭커를 꺾으려면 상대 실책을 기다릴 게 아니라 공격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두 달 넘게 전담코치로 이형택과 동행한 최희준 코치는 "모야의 까다로운 스트로크를 공격적으로 네트 근처에서 되받아쳤다.이제 누구와 붙어도 이길수 있을 만틈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며 흥분했다.
한편 파브리스 산토로(30·프랑스)-캐롤 쿠체라(28·슬로바키아)의 승자와 8강진출을 다를 예정인 이형택은 이 경기에 이길 경우 호주오픈 예선전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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