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상황에서 남성과 여성의 반응에는 차이가 있다.남자들은 가능하면 숨기려 하는 반면 여성들은 상황이 나빠지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도움을 염두에 둔다.
여성도 숨길 수 있다. 노출되면 주변인들로부터 직접적인 공격을 받는 잘못을 한 경우다. 하지만 남성은 직접 잘못이 없이 외부 상황이 악화되어 닥친 어려움에도 노출시키지 않는다.
이를 남성들은 모든 어려움을 남성만이 책임져야만 한다는 의무감으로 표현한다.
사업이 어려워도 아내가 신경을 쓰지 않도록 모르게 한다.
부도와 같이 극단적인 결과가 되어 어쩔 수 없이드러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될 때까지 숨긴다.
직장을 그만둬도 다니는 것처럼 위장한다. 남성들은 왜 숨길까? 단순히 책임감 때문일까?
책임감의 내면에는 약점이 노출된 후의 상황을 극단적인 위기로 무의식적 판단을 하기 때문일 수 있다.
약점의 노출은 여성이 자신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포와 연결되어 있다. 긴 인류의 역사상 대부분의 기간동안 남성들은 그렇게 생존해 왔다.
그 무의식적 공포는 최소한 배우자에게는 약점이 노출되지 말아야 하는 것과 연결되어 있다.
남성이 다 책임진다고 하지만 위기가 막바지에 다르면 결과는 반대로 나타난다.
남자들은 가능성이 있는 경우까지만 책임을 진다. 회복불가의 판단이 들면 한순간에 좌절에 빠진다. 반면 여성들은 현실적 판단과는 무관하게 책임을 진다. 그때부터 여성은 어머니가 된다.
책임은 처음부터 나눠지어야 행복을 약속 받을 수 있다.
/김병후 정신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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