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6월7일 오후 8시30분 일본 삿포로돔경기장. 한일월드컵 개막 이후 가장 많은 시청자의 눈이 TV에 집중될 것이다. 우승후보 아르헨티나_잉글랜드의 F조 예선 경기가 열리기 때문이다.이날 대결은 여러 모로 관심을 끈다. 1982년 포클랜드 전쟁으로 앙숙이 돼 버린 두 나라는 86년 멕시코대회 8강전과 98년 프랑스대회 16강전서 격전을 치렀고 아르헨티나가 모두 승리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두 나라의 대결은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끈다. 바로 아르헨티나의 가브레일 바티스투타(33ㆍAS 로마)와 잉글랜드의 마이클 오언(23ㆍ리버풀)- 최고의 두 골잡이가 맞붙기 때문이다. 각각 ‘바티골’과 ‘원더보이’라는 별명이 말해 주듯 이들의 득점능력은 세계 최고의 경지에 있다.
듈운 이미 98년 대회서 만난 적이 있다. 바티스투타가 선제골을 넣자 19세의 오언은 화려한 플레이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결국 승부차기 끝에 아르헨티나가 승리를 안았지만 이제 완숙기에 있는 바티스투타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오언을 감당하기에 힘겨울 수도 있다.
오언은 지난 해 최고의 해를 보냈다. 9월 독일과의 월드컵 지역예선서 해트트릭을 기록, 잉글랜드의 본선직행을 이끌었다. 또 소속팀 리버풀의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을 이끈 뒤 독일 바이에른 뮌헨과의 유럽슈퍼컵서 결승골을 넣어 팀을 유럽 최강에 등극시켰다. 96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지난달 30일 프리미어리그 통산 100호골(최연소)을 기록했고 ‘유럽골든볼’을 수상했다. 오언의 몸값은 현 세계 최고인 지네딘 지단(7,000만달러)을 능가하는 7,300만달러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바티스투타의 관록도 오언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월드컵 남미지역 예선 18경기중 불과 5경기에 출전했지만 5골을 넣었다. 91년 국가대표에 데뷔한 그는 94년, 98년 월드컵서 연속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9골을 넣었다. 이번 대회를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으로 생각하는 그는 월드컵 최다골(14골) 경신에 도전한다.
스트라이커로서 기량을 평가하자면 둘 중 누가 낫다고 할 수 없다. 이들의 골을 어시스트해줄 미드필더진 역시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 승패를 예측하기 힘들다. 다만 펠레가 2002 월드컵의 최고스타로 예언한 오언이 지난해 무릎부상 후유증으로 이탈리아 프로무대 10경기(3골) 출장에 그친 바티스투타보다 다소 유리한 입장이다.
유승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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