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馬)의 해가 시작되자 마자 주식시장이 뜀박질을 시작했다. 며칠 전만 해도큰 봉우리로 여겨졌던 지수 700이 이제 바닥으로 느껴질 만큼 가파른 상승세다. 불과 7일만에 750을 넘보는 예상 외의 주가 급등에 개인 투자자들은그저 어안이 벙벙하다. “주식시장이 미쳤다. 그러지 않고야 어떻게 이렇게 오를수 있나.” “이럴 줄 알았으면 연말에 주식을 사 두는 건데….”그러나 눈치 빠른 투자자는 이미 연말에 대충 감을 잡았을 것이다. 투자신탁을중심으로 한 국내 기관들이 지난 달 27, 28일 이틀간 무려 4,300억원 어치나 사들인 것이 예사롭지 않았다. 외국인이 새해 들어 사흘간5,400억원 어치나 사들인 것은 예상 밖이지만, 지난해 10월 이후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재평가 추세로 보면 이 또한 이상할 것이 없다.
눈여겨 볼 것은 이 같은 랠리가 외국인이라는 특정 매수세력과 반도체 등의 특정종목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식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1개월간 반도체 종목이 포함된 전기전자(27%)와의료정밀(25%), 종이목재(22%) 등 업종의 주가상승률은 시장평균(12%)을 크게 웃돌았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평균에 크게 못 미치거나 오히려하락했다. 거래소 시장의 60% 가까운 종목은 여전히 12월 고점을 밑돌고 있다. 결국 외국인과 기관이 선호하는 일부 종목만 오른 셈이다.
개인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장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오르면판다’는 단기 차익실현에 치중하고 있고, 신규자금의 유입도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결국 향후 대세상승은개인 자금의 유입여부에 달려 있다. 현재 주춤대고 있는 기관의 매수여력도 개인 자금이 들어와야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조짐은 좋다. 경기의 조기회복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대세상승 기대감커지고 있다. 그러나 지수 750선은 강한 저항선으로 여겨진다. 1990년 이후 종합주가지수 500~1,000의 장기 박스권에서 750은 정확히중심이다.
따라서 대세상승에서 750 돌파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이미 주가지수는 750선에 다가섰다. 시장의 강세 분위기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전망이다. 다만,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이 커 750선 돌파를 놓고 숨 고르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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