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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2002] (4)최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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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2002] (4)최태욱

입력
2002.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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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처음 배웠을 때 내 꿈은 월드컵무대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이나 독일을 꺾어보는 것이었다.” 지난해 8월 히딩크호에 승선한 최태욱(21ㆍ안양LG)의 시선은 16강 고지 한참 너머에 맞춰져 있다.최태욱은 단기간에 최고 측면공격수를 자부해온 쟁쟁한 선배들을 후보로 밀어냈다. 대표팀 막내로서 누구보다 빨리 제자리를 찾은 비결을 묻자 “외국인 감독이어서 나이를 전혀 따지지 않는다. 실력으로만 평가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했고 덕분에 자신감이 부쩍 붙었다”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지난해 11월 크로아티아와의 2차 평가전이 끝난 뒤 개별면담을 갖고 최태욱에게 “국내에서 계속 뛸 생각이냐”고 진지하게 물었다.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이 끝난 9월에 “많이 성장하고 있다”며 등을 두들겨준 히딩크 감독이 두 달 만에 유럽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최태욱의 잠재력을 인정한 것이다.

“발이 빠르면 다른 기본기가 형편없다는 고정관념을 깼다”는 것이 최태욱 스스로 내세우는 가장 큰 강점. 100㎙를 11초대에 끊는 스피드에다 측면돌파 능력까지 갖춘 그는 서울월드컵경기장 개장경기로 치러진 크로아티아와의 1차 평가전서 결승골을 뽑았다. 이 골로 한국은 히딩크 감독 출범후 A매치서 처음 유럽팀에 승리했고 그는 대표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자리잡았다. 대표팀에서 좌우날개 콤비를 이루는 동갑내기 이천수(고려대)는 부평고 시절부터 단짝이어서 마음이 잘 통한다. 그 때문인지 “패스를 해 주고 싶은 곳에는 천수가 항상 대기했고 공이 필요로 한 곳에 있으면 천수가 패스를 해줬다”고 자랑한다. 그는 “친구와 같이 뛰어야 더 많은 골을 넣을 것 같다”는 소박한 의견도 내놓았다.

지난달 26일 경남 진주시에 내려가 소속 팀의 동계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최태욱은 “히딩크 감독의 주문 대로 하체훈련에 힘썼다. 이틀에 한번 꼴로 2시간씩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그는 또 “잡념이 생길 때 마다 기도를 한다. 스페인, 이탈리아, 잉글랜드와 같은 큰 무대에서 뛸 때까지 흔들리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새해 첫 동이 트기 직전인 1일 새벽 최태욱은 동료 몇 명과 진주시내 한 교회에 들렀다. 그리고 두 손을 모았다. ‘국민을 기쁘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게 주시고, 꼭 16강에 들 수 있기를….’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그의 기도문은 신이 외면하기엔 너무 간절했다.

정원수기자nobleliar@hk.co.kr

■전문가조언(조광래 안양LG 감독)= 최태욱은 스피드, 파워를 모두 갖춰 템포가 점점 빨라지는 현대축구에 잘 어울린다. 히딩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다. 앞으로도 ‘내가 세상에서 가장 빠르다’는 자신감으로 그라운드를 누벼야 한다.

경기의 흐름을 읽는 눈을 키우고 측면센터링도 다듬을 필요가 있다. 어린 나이에 대표팀에 뽑히면 스타의식에 젖어 자만하는 경우가 많은 데 최태욱은 반대로 더 진지해 진 것 같다. 그래서 기대가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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