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경제단이 정보통신부에서 패스21 관련 사항을 수시로 보고 받고 윤태식(尹泰植ㆍ43ㆍ구속)씨와 패스21을 조직적으로 관리해 온 사실이 6일 밝혀졌다.이 같은 사실은 정보통신부가 윤씨 및 패스21 관련 사항을 정리, 국정원에 팩스 송신한 보고 문건을 통해 드러났다.
본보가 입수한 이 문건은 표지포함 A4용지 10매 분량으로 ‘패스21 검토보고’와 ‘패스21 지문인식기술 검토보고’ 등 2종류이며, 2000년 7월10일 ‘김 전무’(2187-0xx0)에게 보낸 것으로 돼있다.
본보 취재팀 확인결과 수신지 팩스 번호는 국정원 경제과였으며 ‘김전무’는 당시 경제과 직원으로 확인됐다.
국정원 대공수사국이 2000년 2월 경찰의 수지김 재수사를 중단시키고 윤씨를 수사했던 대공수사국 수사관이 윤씨의 자회사에 이사로 등재된 사실은 이미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졌으나 국정원 경제단이 관여한 구체적 정황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국정원이 정통부에서 보고를 받을 당시인 2000년 7월 국정원 경제라인 지휘체계가 김은성(金銀星) 국정원2차장-김형윤(金亨允) 경제단장-정성홍(丁聖弘)경제과장인 점을 중시, 이들이 진승현(陳承鉉ㆍ29)씨나 정현준(鄭炫埈ㆍ34)씨 외에 윤씨도 지속적으로 관리해 왔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윤씨가 2000년 1월 ‘새천년 벤처인과의 만남’과 같은 해 5월 청와대 오찬행사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신원확인이 철저히 이뤄지지 않는 등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간부가 개입한 정황을 포착,관련자들을 조사중이다.
한편 서울지검 특수3부(차동민ㆍ車東旻 부장검사)는 윤씨로부터 주식로비를 받은 언론사 간부와 기자, PD 등 20여명을 이번 주 중 소환조사한 뒤 이중 대가성이 명백한 6,7명을 사법처리키로 했다.
또 패스21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하고 보안시스템을 무상으로 공급 받은 정보통신부 노모 국장과 언론사 기자 1명을 7일 소환키로 했다.
검찰은 또 2000년1~2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팀에서 ‘수지김 살해사건’에 대한 의혹을 보도하려 하자 윤씨에게 “담당 PD에게 말해 프로그램 방영을 막아줄 테니 10억원을 달라”고 요구, 패스21 주식 1,000주(당시 시가 2억원)와 현금 4,000만원, 법인카드 1,170여만원 등 2억5,000여만원을 받은 서울방송(SBS) 전 프로듀서(PD) 정수용(40)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윤씨 사건과 관련,언론계 인사가 주식로비 혐의로 구속되기는 처음이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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