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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원貨 약세 용인키로

입력
2002.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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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급격한 엔화 약세에 대처하기 위해 물가에 일부 부담이 되더라도 원화 환율의 동반 절하(환율상승)를 통해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이에 따라 올 상반기 중으로 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달러당 1,350원대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재정경제부와 주요 경제연구기관에 따르면 재경부는 지난해 말부터 달러당130엔대까지 급락한 엔화의 약세 기조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내부 결론을 내렸다.

재경부 관계자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일본 경제가 불황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엔저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는 등 국제적으로 엔저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미국 정부도 엔저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달러당 130엔대를 밑도는 엔저 현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경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현 시점에서 물가와 수출 중에서 한 가지만을 선택해야 한다면 당연히 수출”이라며“물가 불안에 대한 우려보다는 경기 본격 회복의 핵심 관건인 수출 경쟁력 유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정부는 엔저 현상에 맞춰 원화 가치가 동반 하락할 경우 수출경쟁력을 확보할 수는 있지만,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플레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환율정책에 유보적인 입장을 지켜왔다.

이와 관련, 민간 경제연구소의 관계자는“현재같은 추세라면 올 상반기 중으로 원ㆍ달러 환율은 최소한 1,350원대까지는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수출 경쟁력 유지를 위해 원화 환율의 동반 하락이 용인될 경우 한국은행이 정한 올해 물가안정 목표(2~4%) 달성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원화 가치가 5% 가량 하락하면 소비자물가가 0.78%포인트 추가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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