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화(火)의 기운이 센 역동적인 동물이지요. 말의 해에 화기를 잡고 목항(木亢)을 진정시키려면 쓴맛 나는 채소를 많이 먹어야 합니다.”2일 저녁 7시 서울 종로 손영기 한의원에는 마이너스 건강클럽(www.MinusClub.org) 회원 2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새해 건강을 설계했다.
몸에 좋은 음식을 소개하기보다는 몸에 나쁜 음식들을 먹지말자고 주장하는 책 ‘먹지마 건강법’ 과 ‘풀먹는 한의사’로 화제를 모은 한의사 손영기씨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온라인상에서 2,000여명이 넘는 마이너스 건강클럽 회원들은 한 달에 한번씩 오프라인 모임을 갖는다.
한의사, 출판인, 기자, 주부, 영화인, 샐러리맨, 영양사, 피부관리사, 물리치료사 등 다양한 직업의 이들은 준비해 온 곶감과 케이크 모양의 귤떡을 나누어 먹으며 ‘올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를 새해 첫 모임의 화두로 올렸다.
회원들은 요리하지 않는 요리가 최고의 요리라고 입을 모으며, 인공 조미료와 온갖 향신료가 만들어내는 공격적인 맛, 자극적인 맛을 배격하고 담담한 맛, 은은한 맛에 대한 나름의 비결을 공개했다
“항생제와 호르몬, 농약, 중금속, 인공첨가물로 오염된 식품을 끊어야 합니다.” “ 밀가루는 기(氣)가 막히게 하고, 육류와 유가공품은 화(火)를 심하게 하며 인스턴트는 기운을 탁하게 만듭니다.”
회원들이 이런 음식을 빼고 나면, 도대체 무얼 먹어야 하느냐고 묻자, 손 원장은 콩, 마늘, 연근, 양파를 해독음식으로 열거했다.
“해독능력이 뛰어난 먹거리는 공통적으로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입니다. 보통 섬유질하면 고기에 싸먹는 야채를 떠올리지만, 매 끼니 야채비빔밥만 먹는다 해도 섬유질은 모자랍니다. 연근은 탁월한 섬유질 덕분에 식(食)이 곧 약인 대표적인 음식이지요. 썰어서 파는 희게 표백한 연근보다는 흙묻은 연근을 구하세요. 간장, 설탕에 연근을 졸이지 말고 그냥 된장에 찍어 먹으세요.”
“연근보다 더 좋은 건 제철 음식”이라며 회원 손정화씨가 겨울철 비타민 C의 우수한 공급원인 귤을 이용한 떡 만드는 법을 소개했다.
“제철 음식은 그 계절에 흔한 질환에 약이 되지요. 봄철 음식은 간에, 여름철 음식은 심장에, 가을철 음식은 폐에, 겨울철 음식은 신장에 특히 좋아요. 신장이 나쁜 분들은 귤을 많이 먹으면 좋지요. 반드시 농약을 뿌리지 않고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과일을 골라야 해요.”
회원이자 한의사인 신장환씨는 자신이 만든 약베개를 선보였다.
“ 살구씨, 복숭아씨, 매실씨 같은 각종 한약재를 넣어 건강 베개를 만들어봤습니다. 사물이 흐리게 보이거나 몸이 무거울 때 한번 사용해보세요. ”
자연주의 삶을 추구하는 회원들은 건강하지 못한 삶은 실천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적극적인 말처럼 올해는 백미 대신 꼭 현미밥을 먹고, 우유 대신 두유를 만들어 먹고, 매실차도 담궈 먹으며 몸의 기운을 돋우자고 입을 모았다.
“비워내고 덜어내고 가려먹자.”마이너스건강클럽 회원들은 몸에 해로운 음식 섭취를 중단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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