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급등장에서 개인들이과격할 정도로 ‘팔자’공세를 퍼붓고 있다. 12월 중 종합주가지수가 650선 내외에서 등락할 당시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인 개인들이 지난달27일 이후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투자패턴은 언뜻 보기에 영리하게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개인들에게 승리를 안겨주긴 힘들다는게일반적 분석이다.개인은 12월 들어 배당 기준일인26일까지 약 7,20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은 반대로 8,600억원 이상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3,400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개인들은 그러나 27일 이후 5거래일 동안 무려 1조 1,445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12월 들어 산 물량을 넘어설 뿐 아니라 매도시점의 지수가12월보다 많게는 100포인트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들은 상당한 시세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이 기관은 6,074억원어치를, 외국인은5,400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갔다.
이에 따라 외국인과 기관 등큰 손들에게 당하기만 하던 개미들이 매우 영악한 매매패턴을 익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증권 오성진 수석연구원은 “개인들이 연말 이후 급등시 매도세로 발빠르게 전환해 수익을 상당히 거뒀을 것”이라며 “단기 급등 후 급락을 예상하는 개미들이 일단 차익실현으로 숨을 고른 뒤 조정받을 때를 기다리는 것으로분석된다”고 말했다. 다시 한 번 저점 매수, 고점 매도의 기회를 노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매도세는 ‘계산되고 영리한 투자’라기보다 단순한 차익실현의 연장으로보는 게 타당하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오 연구원은 “국내증시의 주도권은 여전히 외국인이 쥐고 있고 개인투자자들은 뚜렷한 방향성을 갖기 힘들어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조정이 비교적 큰 폭으로 나타나지 않을 경우 개인은 매도자금을 들고더 높은 지수대에 매수해야만 한다. 결국 외국인 매수지속→주가상승→외인매도ㆍ개인매수→주가하락의 시나리오로는 상투를잡은 개미의 패배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대신증권 신용규 수석연구원은“개인이 마구 사들이기 시작하면 주가의 꼭지로 봐야한다는 시장의 진리는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른최근 시세분출의 지속여부를 놓고 논란도 뜨겁다. 굿모닝증권 이근모 전무는 “경기회복 초기단계의 과매수ㆍ과매도는 일반적인 현상이므로 크고 길게봐야한다”며 “연초 주가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든 느리든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대세 상승국면에서도 과열과 조정은 당연히 있는 만큼 상승세를놓치지 말아야한다는 것이다.
반면 외국인의 차익매물 증대, 개인 및 기관 매수세의 실종 등으로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신영증권 장득수 투자전략팀장은 “시장 전반에 반도체 유통주 금융주에 포커스를 맞춰야한다는 컨센서스로 인해 이들 주식이 너무 올랐다”며 “투신사의주식형 수익증권 수탁고가 늘지않아 기관들도 프로그램 매수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외국인들도 향후 주가가 더 오를 경우 차익을실현한 후 다른 이머징마켓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적잖은 것으로 분석된다.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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