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등, 은행간 합병 가속 등으로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조기 민영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특히 하이닉스반도체 D램사업 매각등 주요 현안이 조만간 매듭되고 2월 임시국회에서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정부의 공적자금 회수에도 탄력이 붙게된다.
■ 주가는 민영화의 바로미터
D램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하이닉스의 조기 정상화 기대로 공적자금 투입은행인 조흥은행의 주가가 지난 주말 2년여만에 액면가(5,000원)를 돌파한 것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현안 기업 주가 상승→은행 출자전환 평가익 증가 및리스크 제거→은행 주가 상승→공자금 은행 민영화 가속’이라는 시나리오의 현실성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쌍용양회 등 은행권 정상화의 또다른 ‘족쇄’마저 빠르게 풀리면 이 시나리오는 더욱 빛을 발하게된다.
특히 조흥은행의 경우 정부가 투입 공적자금(2조7,179억원)의 원금을 전액 회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물론 주가가 또 다시 액면가 밑으로 떨어질 수 있고, 80.1%에 달하는 정부 지분을 한꺼번에 시장에 내다 팔 수는 없지만 주가가 1,700원까지 추락했던 불과 3개월여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조흥은행은 주가 상승으로 상반기 중 정부 지분을 토대로 한 5억달러 규모의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이 무난할 것으로기대하고 있다.
4~5월 상장을 준비중인 우리금융지주회사 역시 문제기업 정상화, 은행주 호황에 잔뜩 고무된 분위기다.
지원받은 공적자금 11조8,058억원을전액 상환하기 위해서는 상장 후 주가가 1만6,500원까지 뛰어야 하지만 증시 등 주변여건 상 반드시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판단이다.
■ 합병, 매각 통한 민영화도 급물살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의 민영화는 은행 추가합병 논의와 맞물려 속도를 내고 있다.
공적자금 투입 후 대규모 감자로 회수금액이 낮을 수밖에 없지만 최근의 무르익은 합병 분위기를 감안하면 회수비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은행과의 합병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제일은행의 경우 4조9,000억여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데 반해 정부 보유 자본금은4,806억원(49%)에 불과해 원금 회수를 위해서는 주가가 5만원을 넘어야 한다.
하지만 ‘하나+제일’조합이 성사되는 것 만으로도 공적자금 회수비율은 크게 높아진다.
서울은행 역시 점포와 인원이 다소 비대할 뿐 4조6,000억여원의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자산건전성이 크게 개선돼 원매자들이 줄을잇고 있다.
게다가 2월 중 동일인 지분 소유한도를 4%에서 10%로 높이는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조기 민영화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연구원 이동걸(李東傑)연구위원은 “공적자금의 회수비율에만 집착해 민영화를 늦출 경우 은행의 비효율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좋은 여건이 마련됐을 때 민영화를 서두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