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도입을 비롯한 외교정책을 둘러싸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불화를 빚어온 레나토 루지에로(71) 외무부장관이 5일 사임했다.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사르데냐에서 휴가중인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루지에로 장관과 전화 협의 끝에 사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출신으로,직업 외교관인 루지에로는 지난해 6월 외무부 장관으로 발탁돼 총리의 부패 스캔들로 얼룩진 정부 이미지를 개선하고 우파에 치우친 정부 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해왔다.
그는 그러나 대유럽 정책을 놓고 총리 및 동료 장관들과 의견 충돌이 잦았고, 최근에는 유로화 도입에 대한 정부의 대처와 일부 장관들의반(反) 유로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판, 물의를 빚었다.
그는 3일 구리오 트레몬티 경제부장관과 안토니오 마르티노 국방부 장관이 유로화 정책에 회의를 피력하자 “유럽연합(EU)에 대한 이탈리아의 태도는 매우 위험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처럼 내각 내에서 갈등이 증폭되자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탈리아의 외교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자신이며 루지에로 장관은 자신의 정책을 기술적으로 집행하는 직업공무원에 불과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로마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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