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8월15일부터 세차례에 걸쳐 이뤄진 남북 이산가족의 단체 상봉은 온 나라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실향민들은 ‘이제 헤어진 가족을 어렵지않게 만날 수 있겠구나’하는 희망을 품게 됐다.하지만 분단 이후 당국과 민간차원에서 북한의 가족을 만난 남한의 이산가족은 고작 5,000명선(1,457건)에그치고 있다. 남한내 1ㆍ2ㆍ3세대 실향민이 890만명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실향민 중 불과 0.04%만이 이산가족을 상봉한 셈이다.
그나마 지난해 2월 제3차 상봉 이후 추가 상봉이 이뤄지지 않아 실향민들을 더욱 애타게 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가 주관하는 이 같은 단체 상봉 외에 중국 등 제3국에서 만나는 방법도 있다. 제3국상봉은 당국에 사후신고를 하게 돼 있는데, 이런 방법으로 이산가족과 만난 사람 역시 지난해말 현재 771명에 불과하다. 특히 제3국 상봉을 시도한 사람 가운데는 브로커의 농간에 말려 가족도 못만나고 돈만 날리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로 예정됐던 제4차 단체 상봉이 무산된 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전화를 걸어와 ‘생전에 가족과 만날 수 있겠느냐’고 흐느끼면서 묻는 일이 많다”며 “그럴 때 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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