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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보도 "아르헨 파산은 IMF·美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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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보도 "아르헨 파산은 IMF·美 탓"

입력
2002.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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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라토리엄(대외부채 지불유예)을 선언하는등 난파 직전에 몰린 아르헨티나의 경제 위기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최대 주주인 미국의 잘못된 위기 대응 방식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와 주목된다.워싱턴 포스트는 3일 아르헨의 경제혼란은 페소화를 달러화에 1대1로 고정시킨 페그제를 비롯한 비현실적 경제 정책을 묵인 또는 방치해 온 IMF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IMF는 특히 연 4,000~5,000%에 달했던 1980년대의 초(超) 인플레이션과 잇단 평가절하 조치를 막기 위한 비상 수단으로 1991년 3월 도입된 페그제를 정권 붕괴 등 혼란이 야기 될 수 있다는 아르헨티나 정부의 논리에 밀려 그대로 묵인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달러 강세에 따라 페그제에 묶인 페소화는 90년대 중반부터 실질 가치와 상관없이 덩달아 강세를 보여 아르헨티나 상품의 국제 경쟁력이 급락했으며, 경제 붕괴의 주요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경기 침체의 수렁에 빠진 아르헨티나 정부에게 초긴축 재정과 증세 정책을 강요한 것도 실패 사례로 꼽힌다.

‘적자 제로’를 목표로 한 이들 조치는 오히려 제조업 부도 증가와 대량 해고, 임금 하락에 따른 구매력 감소 등의 역효과만 낳아 정치ㆍ사회적 긴장을 촉발했다.

아르헨티나가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상태에 직면했던 지난해 8월 IMF가 80억 달러 추가 지원 결정을 내린 것도 정치 논리의 산물이다.

당시 아르헨티나의 외채 상환 능력을 의심했던 폴 오닐 미국 재무부 장관은 각국 정부에 지원 중단을 촉구했으나, 자유시장 경제 보호를 명분 삼아 갑자기 지원 지지로 입장을 바꾸었다.

페그제를 도입한 도밍고 카발로 전경제부 장관 등 관료들의 무능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카발로 등은 페그제 포기는 평가절하와 디폴트는 물론 국가신용 붕괴로 이어져 어떠한 정권도 버텨낼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며 태환제도를 개선하라는 목소리를 외면했다.

IMF의 전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무사는 “이자 갚기도 벅찼던 아르헨티나에 추가 자금을 지원키로 한 IMF의 결정은 큰 실수였다”며 “긴축 재정만으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생각도 순진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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