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봐라, 꽃이다! / 김영옥지음ㆍ호미 발행“내가 오 년 동안 엿본 수행자들의 삶은, 출가의 비롯됨은 어떠했든지 간에, 존재의 뜻은 중생에 회향되어야 한다는 신념과 의지의 실천 현장이었다. 봐라, 꽃이다!, 그들이 껴안으려는 중생도 한 꺼풀 무명만 벗으면 모두 본래 청정한 부처요, 그런 믿음을 처처에서 실현해 나가는 그들도 모두 부처였다. 보았더니,모두 꽃이었다.”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 스님 30명을 인터뷰한 ‘봐라, 꽃이다!’의 지은이 김영옥은 ‘우주는 한 송이 꽃’이라고 설파한 불교의 가르침 ‘세계일화’(世界一花)로 서문을 열고 있다.
불교잡지월간 ‘해인’에 연재했던 스님 탐방기를 엮은 이 책은 이름 높은 큰 스님이 아니라 이름이 덜 알려졌거나 전혀 알려진 바 없는 법랍 삼사십여년 된 중진스님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들의 수행 정진 방법은 제각각이다.
전통적인 참선 수행의 길을 지키고 있는선승, 경전을 연구하고 번역하는 데 매진하는 학승, 저자 거리에서 중생의 아픔과 땀을 함께 하며 보살행을 실천하는 스님, 다도를 통해 차 문화를 펼치는 스님, 부처님 마음을 담아 보이고자 연꽃 사진을 찍는 스님, 고려대장경의 전산화를 이룬 스님, 농사를 중심으로 한 사찰 공동체 운동으로 연기적 세계관을 실천하려는 스님 등 수행자로서 다양한 길을 걷고 있는 스님들의 모습을 전하고 있다.
시인 이문재는 추천사에서 “이 글 모듬은 세필로 그려낸 사찰 기행이며, 감도가 좋은 인화지에 옮겨 놓은 선승 탐방기이며, 광각 렌즈로 잡은 한국 불교의 현단계”라고 썼다.
여러 스님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찬 샘물처럼 맑아 정신이 퍼뜩 나기도 하려니와, 지은이의 글솜씨 또한 정갈하고 깊기가 예사롭지 않다. 차분히 읽어가며 찬찬히 새길 책이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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